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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클리닉]비흡연자도 위협하는 폐암... 다학제 협진으로 맞춤 치료.재활 도와

이순용 기자I 2021.10.13 06:19:14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 초기 폐암 환자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선택 중요
다학제협진 통한 환자 중심 진료 마인드로 최선의 선택과 치료 제공
고령 환자, 2주 이상 기침·혈담·호흡곤란 등 발생시 폐암 의심해봐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교통사고나 심혈관 질환도 아닌 바로 암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80세까지 생존 시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엄중한 사실을 고려할 때 놀랄 일은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한국인 암등록통계에 의하면 남자는 위암에 이어 폐암이 2번째로 많다. 여성은 5번째로 많은데 통상 암환자의 10명 중 1명은 폐암이다. 우리나라 암환자는 5년 생존율이 70% 가까이 되지만 폐암의 경우 완치율이 20%정도에 불과하다.

◇ 암환자 10명 중 1명 폐암, 완치 20% 불과

이러한 가장 큰 이유는 폐암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나타나서 조기진단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선량 폐 전산화단층촬영(CT) 검사가 국가검진사업에 포함되면서 최근 조기 진단의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대장용종이 대장암 전구 질환인 것처럼 폐 간유리 음영 또는 작은 폐결절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폐암의 증상은 가슴 통증, 만성기침, 객혈, 호흡곤란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이미 폐암이 중한 상태인 폐암 3기 또는 4기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에 의존하지 않고 폐암 고위험군(흡연력이 15년 이상, 유해 작업장 장기간 근무, 암 치료 경력, 폐암으로 완치 받은 경우 등)은 정기적인 폐 저선량 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고령의 환자는 2주 이상의 기침과 혈담, 호흡곤란 등이 발생 시 폐암을 의심해야 한다.

폐암은 암세포의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암과 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암은 폐암환자의 약 85%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비소세포암은 다시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으로 분류된다. 이중 편평상피암은 주로 폐 중심부에 발견되는 암으로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고 흡연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선암은 폐의 말초 부위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고 여성이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크기가 작더라도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돼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폐암이라고 하면 흡연자들이 걸리는 암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비흡연자들의 폐암이 최근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는 다학제협진을 통해 △종양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병원병리과 △호흡재활팀 △영양팀 등 여러 팀이 모여 환자의 상태와 검사결과를 검토해 정확한 진단과 암병기를 산정해 환자 맞춤형 치료 방침을 정한다.

특히 고위험군(고령·만성 폐질환·심혈관 질환 등 여러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은 환자의 기능 상태를 면밀히 검토해 치료에 임한다. 폐암센터에서 치료했던 환자들은 15세에서 91세 사이의 다양한 연령대로 이뤄져있다. 10명 수술 중 1명은 80세 이상, 10명 중 3명은 70대 이상이다.

최근에는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 여러 임상과와 협력으로 수술 전부터 환자의 폐 재활과 적절한 영양 상태를 유지시키며 수술 중 척추 마취를 통해 마취제 사용을 줄인다. 또 수술 후 통증을 감소시키는 ERAS(수술 후 회복 강화 :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더불어 수술 후 조기 보행을 통해 폐기능 향상을 극대화시키는 호흡재활팀과 영양팀이 함께 환자의 퇴원 후 생활까지도 관리하고 있다. 폐암 수술 후 환자의 대부분이 7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라스(ERAS) 프로그램과 더불어 환자에게 통증을 최소화하는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는 폐암의 전구단계이거나 조기 폐암인 폐 간유리 음영과 작은 폐결절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학회와 해외 유수의 저널에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보건소 또는 찾아가는 일반인 건강 교육과 언론을 통해 폐 간유리음영·결절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 흉강경 수술 후 7일 이내 퇴원 가능

문석환 폐암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은 20년 전부터 폐결절을 수술 전 CT 검사를 통해 작은 결절을 표지화해 수술 중 투시경(fluoroscopy)을 보며 작은 병변을 제거하는 흉강경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문 센터장은 자신이 직접 개발한 미세코일(microcoil)을 이용한 영상유도 흉강경수술(image guided surgery)을 해왔다.

이러한 선도적인 치료법은 2020년부터 최첨단장치를 도입해 환자의 고통은 크게 줄이면서 폐암 수술의 정확성은 높이고 방사선 노출 대신에 병변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주는 전자기 유도(자기장의 변화에 의해 전류가 흐르는 현상) 방식을 활용한 차세대 경피적 폐결절 내비게이션(Electro magnetic SPiN Thoracic Navigation system)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술 전 CT 검사라는 환자의 불편감과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시키는 최첨단 3차원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해 아무리 작은 결절이나 간유리 폐결절을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도입으로 정확한 진단과 수술은 물론 방사선 노출량을 최소화해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다. 수술 시 만져지지 않아 위치를 찾기가 어려운 간유리 음영 결절 및 작은 폐결절의 위치결정으로 수술의 성공률을 증가시키고 수술의 정확도 증가에 따른 재수술 위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문 센터장은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고의 의료진과 더불어 환자들 개개인의 맞춤형 치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폐암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여 유전자와 암단백질을 이용해 폐암 조기 진단과 치료 효과를 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현관용 교수가 경피적 폐결절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 마취 후 폐결절을 표지화하고 있다. (사진=카톨릭대 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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