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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이 대표의 휴가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주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국민의힘과의 합당 혹은 독자 행보 중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가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릴지는 쉽사리 예측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양당 대표 간 공방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정치권에서는 독자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봤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못한 처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지분을 준다고 해도, 들어갈 이유가 없다”면서 “4·7 재보궐 선거 때처럼 1대 1 단일화 등을 시도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자신뿐 아니라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곽에 머물던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 주자들이 국민의힘에 속속 합류하면서, `제3지대`는 사실상 와해된 분위기라 독자 생존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대표는 요즘 지지율이 워낙 낮아서 이번 대선은 힘들 것이다. 차차기를 노린다고 했을 때 당(국민의힘)에 들어가서 싸우는 게 제일 낫다”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금 형편 없다면 문제가 다른데, 38% 가까이 나오며 오차범위 밖에서 여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대표는 대선주자들의 당내 집결, 당 지지율 등을 바탕으로 안 대표와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당 행사 `보이콧`을 두고 갈등을 빚던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신경전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위기 좋던 경선판이 한순간에 살얼음판이 됐다”면서 “한 방에 훅 간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당원들을 먼저 생각해 당 지도부와 후보들 모두 한발씩 물러나 상황을 냉각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공식 기구인 경선준비위원회의 일정을 보이콧 하라고 사주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지만, 캠프가 이런저런 전달체계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캠프가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