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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을 들여다보니, 이곳은 1999년까지 거대한 채석장이 있었다. 산이 반듯하게 깎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당시 돌을 캐내던 자리는 움푹 파여 자그마한 호수가 됐고, 깎인 자리는 거대한 절벽으로 남아 지금의 모습이 됐다. 수십만년간 누구에게도 보인 적 없었던 속살은 그렇게 인간의 손에 의해 훤히 드러났다. 아주 오래전 이곳이 바다였던 이후, 오늘에 이르는 세월 동안 겪은 일들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이다.
채석장은 왜 공사가 중단되었을까. 채굴 공사를 하던 중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초식공룡 케리니키리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발견된 화석은 공룡발자국 식물화석 클리도플레비스 등 23개에 달했다. 이 화석들은 7000만년 전 지구의 흔적이다. 중생대를 셋으로 나눈 지질시대 중 약 1억 40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는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다. 쥐라기부터 크게 번성했던 공룡들은 백악기 말기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룡이 멸종하기 직전의 기후와 당시 공룡의 종류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인 셈이다.
처음 발견된 공룡 발자국은 대부광산퇴적암층 인근의 안산어촌민속박물관에 있다. 전시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이 닫혀 있다. 비록 공룡발자국은 지금 볼 수 없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공룡 발자국보다 이국적인 주변 전망에 더 눈길을 준다. 보통은 호수 앞 잔디광장 관람대에서 호수와 절벽 등 주변 전망을 구경한다.
모험심이 있다면 호수 주변을 한바퀴 빙 둘러보는 둘레길을 걷기도 한다. 정상부로 갈수록 가파른 구간도 있지만, 등에 땀이 나기 전에 오르막이 끝난다. 정상과 그 너머 목조 전망덱이 2개가 있다. 정상에 오르면 탄도항, 전곡항, 제부도 등과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대부도 갯벌이 한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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