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구청장은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선도적으로 잠재우기 위해 것일 뿐”이라며 부동산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현대자동차 신사옥(GBC) 개발 추진으로 이 일대 집값이 오르자,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송파구 잠실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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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한 정부의 규제정책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정 구청장은 “정부가 집값 억제 정책을 이어왔지만, 강남 집값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왔다”며 “강남 집값 상승 원인이 재건축 아파트에 있다는 접근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또 “처음부터 재건축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처음에는 집값이 뛴다고 해도 수요를 충족하는 공급만 지속해 이뤄지면 점점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사업계획 승인 지연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정 구청장은 “현재 강남에는 공동주택 279개 중 78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진행중”이라며 “형평성에 있어서라도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남 집값을 잡긴 앞으로도 쉽지 않다고 봤다. 그는 “강남 집값은 꾸준히 상승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다”며 “강남은 경제·문화·교육 측면에서 주거환경 여건이 월등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남은 지난 40~50년동안 발전 단계를 거쳐 1등 구가 됐지만, 앞으로 6~7년 후에는 더욱 눈부신 제2 단계 발전을 앞두고 있다”며 “현대자동차가 짓고 있는 GBC가 우리나라의 랜드마크가 되고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강남은 더 많은 경제 활동 인구가 모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구청장은 정부의 2·4 주택공급 대책에 따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민간 재건축과 함께 개발돼야 한다고 밝히며 서울시가 도시계획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도시계획 입안 결정권이 시장에게 있어 각 자치구의 지역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자치권이 제약됐다”며 “도시계획 권한이 확대되면 지역 상황에 맞는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최근 2·4대책 후보지로 대치동 구마을, 역삼동 국기원 일대, 삼성동 까치공원 일대, 삼성동 봉은사 일대, 일원동 대청마을 등 5곳의 저층주거지 개발을 제안했다.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는 아파트 층고규제인 ‘35층 룰’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2019년 용역을 통해 35층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근거를 준비해 왔다”며 “평균 35층 룰을 적용하면 조망권 문제와 토지의 효율적 사용, 아름다운 스카이라인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