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물고기인 전기어(魚)에는 전기뱀장어, 전기메기, 전기가오리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강력한 전기를 생산하는 물고기는 단연 전기뱀장어로 최대 전압 약 800볼트(V), 전류 1암페어(A)의 전기를 방출한다.
성어가 되면 약 2미터 내외까지 자라는 전기뱀장어는 주로 아마존강 유역에 산다. 과거 유튜브에 공개된 전기뱀장어와 악어의 사투가 담긴 동영상은 전기뱀장어의 위력을 새삼 환기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악어의 강력한 이빨에 물려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 치던 전기뱀장어가 마침내 전기를 일으키자 상황은 단숨에 역전됐다. 악어가 순식간에 사지가 마비되며 녹다운(knockdown)되면서 전기뱀장어는 짜릿한 KO승을 거둔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뱀장어는 어떻게 이토록 강력한 전기를 발생할 수 있을까. 전기뱀장어는 몸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꼬리 부분에 전기 생산 근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수영에 사용되는 근육 아래에 양쪽으로 세 쌍의 발전기관이 있다. 각 발전기관은 근육세포가 변해 만들어진 전기생산 뉴런(전극판) 몇 천 개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직렬로 배열돼 있다. 두 쌍은 수백 볼트에 이르는 강한 전기를 한 쌍은 10볼트 가량의 약한 전기를 생산한다.
전기생산 뉴런의 양끝에는 나트륨과 칼륨의 이온 채널이 있고 뉴런이 신호 자극을 받으면 이 채널들이 열리거나 닫히며 안팎의 이온 농도차를 만들어 낸다. 이때 양극과 음극이 형성되면서 전류가 생기고 양극과 음극 간 에너지 차이인 전위차 즉 전압이 된다.
전기뱀장어는 두꺼운 피하 지방층이 전기세포를 감싸는 절연체의 역할을 함으로써 스스로 감전되는 것은 방지한다. 전기뱀장어가 무한한 전기를 계속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번 고압의 전기를 뿜어내려면 엄청난 체력이 소진되고 자주 쓸수록 전압은 크게 낮아지기 때문에 전기뱀장어는 자신이 크게 위협을 받을 때만 큰 전력의 전기를 발산한다.
평소엔 먹이를 잡을 수 있을 만큼의 소량의 전기만 생산한다. 이런 점을 이용해 실제 아마존에서 전기뱀장어를 잡을 때는 돌이나 나무판으로 전기뱀장어에 위협을 가해 몸속의 전기를 소진한 이후 잡는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미국 연구진은 전기뱀장어의 전기 생산 원리를 모방해 서로 다른 농도의 소금물(NaCl)을 교대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發電) 패드를 만들기도 하는 등 전기뱀장어 발전에 대한 응용 연구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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