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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 판 커진다]① 아이돌·지역 극장…'대중화'에 문화격차 해소

장병호 기자I 2019.01.11 06:00:00

뮤지컬 프로듀서들, 새 도전 나서
드림씨어터, 부산서 지역 최초 개관
뮤지컬 ''그리스'' 배우들 아이돌 데뷔
작년 뮤지컬 티켓 판매액 29% ''껑충''
8000억 시대 ''대중화·산업화'' 바람

오는 3월 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에 개관 예정인 뮤지컬 전용극장 드림씨어터 투시도(사진=클립서비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대표 프로듀서들이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역 기반의 뮤지컬 전용극장 설립과 엔터테인먼트 사업과의 접목 등 다양한 시도로 뮤지컬 시장 외연 확대에 앞장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화제는 오는 3월 부산에서 지역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개관하는 드림씨어터다. 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 문현금융단지 내 IFC 부산에 들어서는 드림씨어터는 총 1727석 규모를 자랑하는 대극장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뮤지컬 전용극장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1766석), 샤롯데씨어터(1241석)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규모다.

드림씨어터 설립에 앞장선 이는 한국 뮤지컬 1세대 프로듀서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다. 국내 뮤지컬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신규 관객이 유입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역 기반의 뮤지컬 전용극장 설립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관을 맞아 선보이는 라인업도 화려하다. 4월 ‘라이온 킹’의 인터내셔널 투어를 시작으로 9월에는 국내 초연인 ‘스쿨 오브 락’ 투어, 연말에는 ‘오페라의 유령’ 투어 등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극장 운영은 설도윤 대표의 동생인 클립서비스의 설도권 대표가 맡는다. 설도권 대표는 “세계적인 킬링 콘텐츠를 통해 부산이라는 새로운 뮤지컬 시장 개발로 국내 뮤지컬시장의 새로운 역할을 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주축이 될 부산·경남 지역의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라고 드림씨어터의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가 뮤지컬 ‘그리스’ 출연 신인 배우들로 구성해 오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데뷔시키는 티버드(사진=오디엔터테인먼트).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등으로 유명한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과의 접목으로 뮤지컬시장의 외연 확대에 나선다. 오는 4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할 신인 배우들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킨다. 남자 배우들로 구성한 ‘티버드’와 여자 배우들로 꾸린 ‘핑크레이디’는 오는 2월과 3월 각각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음악방송 활동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춘수 대표는 최근 오디엔터테인먼트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 오디컴퍼니의 뮤지컬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음반 및 매니지먼트, 영화, 드라마, 전시사업 등을 담당한다. 신춘수 대표는 “뮤지컬 프로듀서로서 전 세계 관객이 좋아할 뮤지컬을 만들면서 동시에 경영인으로서 뮤지컬 콘텐츠로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웃는 남자’로 뮤지컬 흥행을 견인했던 EMK뮤지컬컴퍼니의 경우 해외 관객 개발로 시장 외연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한국 뮤지컬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관객이 공연을 보러 오는 것”이라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함께 즐기고 가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막 서비스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뮤지컬 프로듀서들의 새로운 도전은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선 뮤지컬시장의 분위기와 맞물려 더 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함께 발표한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공연시장은 2017년 기준 8132억 원을 기록해 실태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8000억 원대로 진입해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티켓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가 발표한 ‘2018년 공연시장 결산’ 자료에서도 지난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25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 중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드림씨어터처럼 지역에 뮤지컬 전용극장이 생기는 것은 지역에서도 하나의 콘텐츠를 담금질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뮤지컬 티켓판매금액(디자인=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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