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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P의 캐릭터가 쓰러지자 경기장 내 1300명 관객이 환호했다. 해설자는 “절벽에서 떨어졌다가 회생한 것”이라며 “놀라운 경기”라고 외쳤다. 경기장 안은 다시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는 국내 모바일 게임 전문개발사 컴투스가 개최한 e스포츠 대회로 진행됐다. 현장은 한국어 등 13개 언어로 생중계됐다. 컴투스 관계자는 “서머너즈워의 위상을 실감케 한 대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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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 업계가 e스포츠 세계화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1인칭시점 온라인 슈팅(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온라인 마켓을 통해 배틀그라운드는 중국과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 기준 배틀그라운드 전세계 이용자 수는 4억명을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는 지난 7월 25일~29일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세계대회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 2018)’을 개최했다. 펍지가 처음 개최한 이번 대회에는 배틀그라운드 프로선수 40명이 팀을 이뤄 참여했다. 총 상금 규모만 100만달러였다.
경기장을 찾은 3만 관객은 이들의 플레이에 환호했다. 동시 접속자 수는 1억명으로 올해 개최된 e스포츠 대회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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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너즈워는 2014년 출시된 스테디셀러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 기준 10위권을 유지중이다. 글로벌 사용자 저변이 넓으면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야한다는 e스포츠 종목의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아직은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피파 시리즈와 비교해 적은 규모지만, 한국 게임도 글로벌 e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 경기 중계, 글로벌화 시작
한국 e스포츠 선수들의 선전, 한국 게임의 인기몰이 덕에 국내 인터넷방송 플랫폼도 해외로 시장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아프리카TV는 2015년부터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e스포츠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TV가 운영하는 스타크래프트2와 배틀그라운드 리그는 국내 대표적인 e스포츠 리그로 자리 잡았다. OGN 등 e스포츠전문 채널들도 국내외 게임리그를 운영·방송하면서 팬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이들의 e스포츠 전문 중계는 한국 선수들의 게임 플레이를 전 세계로 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려는 해외 사용자들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 아프리카TV는 대만과 일본 등 주요 시장 거점에 지사를 세우고, 현지 해설자를 발굴해 한국 선수들의 게임을 방송으로 중계하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e스포츠 사업을 총괄하는 채정원 인터랙티브콘텐츠사업본부 본부장은 “e스포츠 게임 중계와 리그 운영 개발 등에만 약 100억원이 매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의 게임 방송을 시청하는 동시접속자 수는 30만 이상을 넘기도 한다. 이중 10% 정도가 해외 접속자들이다. 국내 e스포츠가 성장하면서 이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채 본부장은 “한국 선수들의 세계적인 활약, 국내 팬들의 팬심, 매 경기 때 느껴지는 열기를 보면 e스포츠는 국내 3대 스포츠로 자부할 수 있다”면서 “어린 사용자를 중심으로 점점 더 많은 팬이 유입되고 있어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