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發 미국 경기회복 기대…韓엔 해당 없어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트럼프 당선 소식이 전해지기 전이었던 8일 2003.38에서 25일 1974.46으로 28.92포인트(1.4%) 하락했다. 반면 미국 다우지수는 1만9000선을 넘어서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이 오히려 호재가 됐다. 이는 단순히 트럼프 당선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하긴 어렵단 지적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트럼프 당선 전 1300달러까지 올랐으나 최근엔 온스당 12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달러 강세와 금리 급등이다. 달러인덱스는 14년만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달러 강세와 금리 급등세가 안정되면 국내 증시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면 트럼프의 정책 공약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살아나더라도 국내 경제에 미치는 낙수(落水)효과가 약해질 것이란 데 있단 분석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경제정책은 통화긴축정책으로 균형금리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적극적 투자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전략적 무역정책으로 특정 국가들이 과도한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것을 막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경기침체 우려가 높은데 이는 인프라 중심으로 민간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투자가 늘면 경제가 회복되겠지만 경제 성장에 달러화 가치가 절상될 수 있다. 달러화 강세로 무역적자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보호무역주의로 특정 국가에 고율의 관세가 매겨질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과 멕시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멕시코, 중국과 무역으로 연결돼 있는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은 8~18일 각각 12%, 4.6% 하락했다”며 “미국 경제가 좋아도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신흥국은 혜택을 못 볼 수 있단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대중 수출이 전체의 25%에 달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다. 그러니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그것이 주가에 반영됐단 분석이다.
◇ 强달러·高금리 완화할 모멘텀 찾기 쉽지 않네
현재로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달러 강세와 금리 급등을 완화할 이벤트를 찾는 게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단초다.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원유 감산 합의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5% 감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산이 이뤄질 경우 유가가 상승하면서 신흥국 경제회복과 통화가치 상승 기대에 달러 강세가 다소 완화될 소지가 높다. 다만 일각에선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유가 상승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일 미국 고용지표 등이 호조세로 나올 경우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분위기는 지속될 수 있다. 대내적으론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늦어도 내달 9일 본회의에서 표결할 방침이라 본격적인 탄핵 정국에 돌입했단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상황 변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 냉각기류가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는 미국 재정확대 기대감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향후 보호무역 강화 우려 등이 혼재해 1900선 중후반의 좁은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