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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2년이 지난 요즘 이 아파트 시세는 그 때와 완전 딴판이다. 부동산시장 회복 시점인 지난 9월 입주를 시작하면서 가격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 단지 전용 84.76㎡형(11층)은 이달 초 4억 9460만원에 거래되면서 당시 분양가(3억 9920만원)보다 9520만원이나 뛰었다. 전용 74.99㎡짜리 아파트 시세도 4억 3000만원으로 분양가(3억 5450만원) 대비 7500만원 넘게 올랐다. 인근 삼송 아이파크 공인 관계자는 “최근 6개월 새 가격이 5000만원 가까이 올랐지만 매물 자체가 없다”며 “전용 84㎡짜리 고층부의 경우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5억 3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으며 인근 일산신도시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고양 삼송지구(506만 9999㎡) 주택시장이 입주 4년차를 맞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1년 새 절반 이상 줄어든데다 웃돈(프리미엄)도 최고 1억원 넘게 붙으면서 ‘강북의 위례신도시’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삼송지구가 들어선 고양시 삼송동 아파트값은 지난달 현재 1313만원으로 올해 1월(1158만원)보다 13.4%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값의 평균 상승률(7%)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서울 도심·서북권 내 전세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 수요가 삼송지구로 몰리면서 일대 아파트값이 강세”라며 “신분당선의 삼송지구 연장 소식과 GTX의 연신내역 경유 등의 교통 호재가 상승세를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송동 ‘삼송마을 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전용 84㎡형 매매가는 올해 4월 3억 9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4억 4500만원으로 6개월 새 5500만원 올랐다. 중대형 아파트값도 시나브로 오르고 있다. 올해 1월 입주한 ‘고양삼송 스타클래스’ 전용 101.51㎡형의 매매 시세는 이달 현재 5억원으로 입주 당시 가격(4억 3500만원)보다 6500만원 가량 뛰었다.
미분양 물량도 거침없이 팔려나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삼송지구가 있는 고양시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565가구로 1년 전(1735가구) 보다 67%(1170가구)나 줄었다. 특히 전용면적 85㎡가 넘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517가구)는 전년(1024가구) 대비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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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삼송지구 내 분양을 꺼렸던 건설사들도 새 아파트와 아파텔(주거형 오피스텔)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내년 초까지 4개 단지에서 28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지난 6일 분양한 ‘삼송 원흥역 푸르지오’ 아파트(전용 72~91㎡ 450가구)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사흘 동안 총 2만 3000여명이 방문했다. 부동산개발회사인 MDM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2851억원에 사들인 도시지원시설용지 6개 필지(10만 9735㎡)에 수천가구에 달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분양할 계획이다. 이달 13일 삼송지구 4블록에서 ‘e편한세상 시티 삼송’(588실)을 시작으로 첫 분양에 나선다. 피데스개발도 내년 2월쯤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인근 상업용지에 976실 규모의 오피스텔과 상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삼송지구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인접한 공공택지지구이지만 위례신도시나 마곡지구에 비해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다 장기 집값 상승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어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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