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열전]'김영편입학원 횡령' 잡아낸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

성세희 기자I 2015.09.07 07:00:00
차장검사는 검찰 실무의 중추다. 지방검찰청에서는 검사장을, 대검찰청에서는 검찰총장을 보좌해 수사 전반을 지휘한다. 차장검사는 검찰의 미래다. 내일의 검사장이자 검찰총장 후보군이다. 차장검사를 조명함으로써 검찰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우리는 신문 지상에서나 방송에서 ‘특수부 검사’란 호칭을 자주접한다. 특정 검사를 지칭해 ‘특수통’이라는 칭호를 붙이기도 한다. ‘특수부’는 ‘특별수사부’의 줄임말이다.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비리를 파헤치는 일을 맡는다. 특수부 검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정의로운 검사여야 하며 권력형 비리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권력형 비리 사건과 거물급 정치인을 수사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3년 폐지되면서 특수부 권한은 더욱 커졌다.

최윤수(48)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특수2부 부장검사 재직 당시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 차장검사는 대기업과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굵직한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를 담당하면서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최 차장검사에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은 사건이 일명 ‘그림 로비’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상률(62) 전 국세청장 사건이다. 최 차장검사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고(故) 최욱경 화백이 그린 ‘학동마을’을 상납했다는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한 전 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은 1심, 2심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두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한 전 청장이 뇌물을 줬다거나 받았다는 부분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지난해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뼈아픈 기억을 안고 칼날을 벼르던 최 차장검사는 우리나라 최대 편입학원인 ‘김영편입학원’ 내 비리를 포착했다. 최 차장검사는 법인에 써야 할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김영편입학원을 세운 김영택(64)씨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재판장 김형두)는 2012년 1월 회삿돈 70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로 김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최 차장검사는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8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2기를 수료했다. 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였지만 1년 만인 1994년 수원지검 검사로 변신해 20년 가까이 검찰 조직에 몸담았다.

대검찰청 마약과장과 조직범죄과장을 거친 최 차장검사는 2010년부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대검찰청 검찰 연구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서울지검 검사 시절인 1999년 황수경(44) 아나운서와 화촉을 밝혔다. 두 사람은 법조인과 아나운서의 만남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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