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 '갤럭시S6'에만 목매선 안된다

이재호 기자I 2015.04.01 01:00:46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D-10. 삼성전자의 갤럭시 S6 출시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향후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갤럭시 S6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 내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자와 만난 삼성전자(005930) 고위 임원들은 “갤럭시 S6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입을 모은다. 갤럭시 S5에 이어 S6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둘 경우 다시는 예전의 시장 지위를 되찾지 못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극도로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한국 경제도 갤럭시 S6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경제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삼성전자가 올해 납부할 법인세 비용은 전년보다 3조6000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 협력사와 거래 기업의 실적이 동반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의 위기가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전자산업 전체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외로운 독주가 이어지는 동안 세계인들은 ‘삼성’ 브랜드만 기억할 뿐 ‘코리아’ 브랜드 파워는 떠올리지 못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일본이 ‘가전왕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소니와 더불어 파나소닉과 샤프, 도시바, 히타치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건전한 경쟁과 견제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일본 브랜드 파워를 세계 최고로 만들었다.

한국의 전자산업, 더 나아가 한국 경제 전체가 반성해야 할 부분은 삼성전자를 위협할 만한 2위를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분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반등의 모멘텀이 마련됐다. LG전자는 올해 G4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은 3위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낸드플래시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긴장하게 만들수록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도 튼튼해진다. 올해 갤럭시 S6의 성공과 함께 이들 기업의 선전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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