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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7년만에 '90%'돌파

양희동 기자I 2015.02.26 04:00:00

2008년 5월 이후 처음 90%넘어서며 고공행진
평균 감정가 2억원대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
서울 전세난 여파로 상승세 당분간 계속될듯

△강남권 재건축 이주와 봄 이사철 수요 등으로 서울지역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인접한 경기권의 저렴한 아파트 경매 물건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달 경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2008년 이후 7년만에 90%선을 넘었다. [사진=국토지리정보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봄 이사철과 맞물린 극심한 전세난 속에 집값이 비교적 싼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 물건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치열한 낙찰 경쟁 속에 이달 들어 경매에 나온 이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2008년 이후 7년만에 90%를 넘어섰다. 특히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물건마다 10명 이상이 달라붙어 낙찰가율이 95%에 육박하고 있다.

◇평균 2억원대 저렴한 가격이 인기 원동력

부동산경매전문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법원 경매에 나온 경기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0.55%로, 전달(88.4%)보다 2.15%포인트 올랐다. 이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90%를 넘은 것은 2008년 5월(92.8%) 이후 처음이다. 이 중 중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4.44%에 달한다. 이달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87.78%)이 전달(88.92%)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매시장에서 경기권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원동력은 2억원대 이하의 낮은 감정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달 경매 진행된 경기지역 아파트 물건 274건의 평균 감정가는 2억 7233만원으로 서울 평균치(5억 7355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특히 입찰 경쟁률이 평균 11대 1에 달하는 중소형 물건(187건)은 2억 162만원으로 2억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실제 지난 11일 고양지방법원에서 한번 유찰돼 경매에 부쳐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소만마을 전용 59.4㎡형 아파트는 최저 입찰가격이 1억 3300만원까지 떨어지자 무려 45명이 대거 입찰에 나섰다.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아파트 전셋값(1억 6250만~1억 7250만원)보다 싼 이 물건은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1억 9000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1억 9532만원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서울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경기권의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와 임대사업자 모두 선호하는 물건이라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며 “내 집 마련이 목적이라면 평균보다 가격대가 약간 높거나 면적이 넓은 물건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난에 신건·고가 물건 낙찰 잇따라

경매시장에서 경기지역 아파트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유찰없이 처음 경매에 나온 신건과 고가 중소형 물건까지 줄줄이 낙찰되고 있다.

안산지원에서 지난 23일 경매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양지마을 전용 84.84㎡형 아파트는 신건인데도 22명이나 응찰해 감정가(3억 2000만원)보다 18%(5777만원)나 비싼 3억 5777만원에 팔렸다. 또 같은 날 성남지원에서 한번 유찰 후 경매에 나온 판교신도시 봇들마을 전용 83.39㎡형 아파트는 높은 감정가(6억 5000만원)에도 불구하고 25명이 입찰에 나서 감정가와 같은 가격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경기권 아파트 경매 물건이 상종가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서울 전세난 때문에 고양·성남·파주·김포 등 집값이 저렴하고 접근성도 좋은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 물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요즘 들어 저렴한 가격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시장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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