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배앓이 '짬짬이' 스트레칭으로 '걱정 끝'

이순용 기자I 2015.02.12 04:01:30

스트레스가 원인인 명절 증후군, 소화기 증상 가장 많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 및 친지와의 시간, 풍성한 먹거리 등은 생각만 해도 즐겁지만 또 한편으로는 먼 이동거리, 고부간의 갈등, 금전적인 부담감 등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가 않다. 실제로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화기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20~60대 성인남녀 4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 때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62%나 됐다. 명절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상이 32%로 가장 많았고 근육통 및 관절통(25%), 우울, 짜증, 무기력 등 심리적 증상(23%), 두통(13%), 기타증상(7%)이 뒤를 이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명절증후군 증상을 완화하고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건강한 설 명절 나기에 대해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과 정덕환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명절증후군, 소화기증상 가장 많아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는다. 자율신경은 본인의 의지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신경으로,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자극이 자율 신경계를 자극해 위의 운동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설 등 명절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명절 때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나 설사를 겪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해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을 근육에 공급하므로,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혈액만 있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화기관의 운동이 느려져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한편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나와 위액이 과다하게 분비되기도 한다. 과다 분비된 위액이 십이지장에서 미쳐 중화되기 중화되지 못한 채로 소장으로 오게 되면 소장 및 대장의 음식물을 빨리 내려보내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증상은 말 그대로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시간의 운전 중, 혹은 설 음식을 만드는 도중 잠깐씩 휴식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이때 안정된 자세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엔도르핀을 생성해 긍정적인 생각에 도움을 주므로 가족들과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민영일 원장은 “명절 때마다 스트레스로 소화기 증상을 겪는 사람은 음식 섭취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면서 “평소 먹었을 때 불편한 증상이 있는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기름진 음식은 위의 소화능력을 떨어뜨리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과식, 기름진 음식은 소화불량, 위산역류 초래

명절이면 으레 푸짐한 음식을 만들게 된다. 가족들과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은 위의 수축작용에 의해 잘게 분쇄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과식을 하게 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제대로 음식을 분쇄할 수 없게 돼 소화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각종 전이나 튀김 등 동물성 지방이 가득한 고지방식은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 뿐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또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역류 기회를 제공한다. 위 속에 있어야 할 위산 또는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식도 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다.

산해진미를 바로 눈앞에 두고 먹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므로, 조리시부터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물 등은 볶는 대신 무치는 조리법으로 바꾸고, 튀김의 경우 최대한 튀김옷을 얇게 입혀 기름의 흡수를 줄이도록 한다.

◇ 근육통은 찜질· 반신욕으로 풀어야…무리한 사우나는 금물

명절 증후군의 증상으로 근육 및 관절의 통증도 흔하다. 근육통 및 관절통을 예방하려면 운전이나 음식을 할 때, 간간히 스트레칭을 해 척추 주변의 인대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정덕환 교수는 “이미 근육통이 생겼다면, 하루와 이틀째는 냉찜질로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힌 뒤 사흘째부터 온찜질로 바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면서 “뜨거운 물수건이나 샤워기를 이용해 따뜻한 물로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방법도 괜찮다. 반면 무리한 사우나는 오히려 피로가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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