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긴급 전화회담 직후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하게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이들 국가에 대한 국채 매입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성명에서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은 더 나은 통화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돕고 이를 통해 유로존 시장 안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CB가 국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유로존이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일랜드·포르투갈은 물론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긴축 재정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시장 불확실성을 회복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자크 카일럭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최후의 방어선에서 (시장에) 다시 개입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ECB 시장 개입은 유로존 일부 국가들의 채권시장 붕괴를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유럽증시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스톡스(Stoxx) 600 유럽 지수는 지난주에만 9.9% 미끄러진 238.88을 기록, 13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굴러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