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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보고 샀는데, 이 맛 뭐지?' 맥도날드 ‘고추장 버터’ 버거[먹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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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9.20 09: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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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크리스피·맥스파이시 고추장 버터 2종 출시
고추장 향은 은은…단짠·매콤 소스 존재감
맥크리스피는 조화, 맥스파이시는 매운맛 선명
버거보다도 디핑소스 눈길…亞 13개국서 전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지드래곤의 '투 배드(Too Bad)' 뮤직비디오 캡처. 지드래곤은 최근 한국맥도날드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지드래곤의 '투 배드(Too Bad)' 뮤직비디오 캡처. 지드래곤은 최근 한국맥도날드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한국맥도날드)
고추장에 버터라니. 익숙한 고추장을 햄버거 소스로 만들고 모델로 지드래곤까지 내세웠다. 한국맥도날드가 지난 17일 내놓은 ‘맥크리스피 고추장 버터’와 ‘맥스파이시 고추장 버터’ 얘기다. 고추장 버터는 장의 텁텁함을 버터로 눌러 고소함을 더한 소스다. 미국 뉴욕타임스 쿠킹 레시피로 소개되는 등 해외에선 낯설지 않은 조합이다. 과연 ‘K버거’라 부를 만한 맛인지 직접 먹어봤다.

근처 맥도날드 매장을 찾아 두 제품을 모두 주문했다. 맥크리스피 고추장 버터는 단품 8500원, 세트 1만 700원이었다. 맥스파이시 고추장 버터는 단품 7500원, 세트 9700원. 둘 다 고추장 버터 소스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의 콜비잭 치즈를 사용하지만 패티가 다르다. 맥크리스피는 통닭다리살 케이준 패티, 맥스파이시는 닭가슴살 패티가 들어간다.

먼저 맥크리스피를 베어 물었다. 쫄깃한 포테이토 브리오쉬번 사이로 바삭한 케이준 패티가 씹혔다. 통닭다리살답게 육즙도 충분했다. 여기에 양상추와 토마토, 콜비잭 치즈가 더해졌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치킨버거의 맛이다. 차이는 패티 아래 깔린 주황빛 고추장 버터 소스에서 나왔다.

사진 위쪽은 ‘맥크리스피 고추장 버터’, 아래쪽은 ‘맥스파이시 고추장 버터’. 두 제품 모두 고추장 버터 소스를 사용하지만 패티와 번 구성이 다르다. (사진=한전진 기자)
사진 위쪽은 ‘맥크리스피 고추장 버터’, 아래쪽은 ‘맥스파이시 고추장 버터’. 두 제품 모두 고추장 버터 소스를 사용하지만 패티와 번 구성이 다르다. (사진=한전진 기자)
소스는 예상했던 고추장과 꽤 달랐다. 단맛과 짠맛이 먼저 올라오고 끝부분에서 고추장 향이 슬쩍 스쳐 지나갔다. 고추장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바로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였다. 질감은 묽은 핫소스보다 훨씬 눅진해 캐러멜 소스를 떠올리게 했지만 맛 자체가 캐러멜 같지는 않았다. 고추장 특유의 텁텁한 장맛은 덜고 단짠·매콤한 소스로 다시 만든 느낌이 강했다.

맥스파이시에서는 소스 존재감이 선명했다. 참깨번 사이의 닭가슴살 패티가 맥크리스피의 닭다리살보다 담백한 덕분이다. 체감 맵기는 신라면보다 살짝 높은 정도였고 혀끝에 얼얼한 매운맛도 남았다. 다만 닭가슴살 패티의 퍽퍽하고 단조로운 맛은 아쉬웠다. 소스는 더 잘 느껴졌지만 몇 입 먹으니 금세 물렸다. 버거 전체의 완성도만 놓고 보면 맥크리스피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오히려 따로 판매하는 고추장 버터 소스가 백미였다. 맥너겟과 감자튀김에 듬뿍 찍으니 눅진한 짠맛과 매운맛이 먼저 오고 끝에 은은한 고추장 향이 남았다. 이름에 ‘버터’가 붙었지만 버터 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선데 두세 번 찍어 먹자 묘한 매력이 생겼다. 버거 속에서 다른 재료에 묻혔을 때보다 소스만 따로 먹었을 때 캐릭터가 또렷했다.

맥도날드 매장에서 맛본 ‘맥크리스피 고추장 버터’. 포테이토 브리오쉬번 사이에 통닭다리살 케이준 패티와 콜비잭 치즈, 양상추 등이 들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맥도날드 매장에서 맛본 ‘맥크리스피 고추장 버터’. 포테이토 브리오쉬번 사이에 통닭다리살 케이준 패티와 콜비잭 치즈, 양상추 등이 들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전체적으로는 호불호보다 ‘낯섦’을 얼마나 즐기느냐가 중요해 보였다. 스리라차나 스위트칠리, 일반적인 핫소스에 익숙한 입맛이라면 꽤 신선한 선택지가 될 만하다. 고추장을 그대로 버거에 욱여넣기보다 익숙한 소스 문법으로 바꾼 덕분에 진입장벽도 낮다. 두 버거 중 다시 고른다면 맥크리스피지만, 다음에 맥도날드를 찾았을 때 실제로 다시 주문할 것 같은 건 고추장 버터 소스 쪽이다.

이번 제품은 국내 신메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고추장 버터 소스는 한국맥도날드가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3개 시장에서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를 선보인다. 같은 버거를 그대로 수출하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 만든 ‘맛의 방향’을 각국 메뉴로 번역하는 방식이다. 익숙한 고추장을 버터와 섞고 장맛을 한층 가볍게 만든 이유도 여기서 읽힌다.

최근 업계에서 이런 변주는 낯설지 않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검정보리를 넣은 제로 탄산 ‘블랙보리 콜라’를 내놨고, 던킨은 들기름 막국수를 도넛으로 옮긴 ‘들기름 메밀 츄이스티’를 선보였다. 전통의 맛을 재현하기보다 익숙한 제품에 한국 식재료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고추장 버터도 같은 흐름이다. 고추장을 기대하고 베어 물면 낯설지만, 그 낯섦을 넘기면 다시 찾게 되는 구석이 있다.

맥너겟에 고추장 버터 디핑소스를 찍어 먹는 모습. 소스는 짭짤하고 매콤한 맛 뒤로 은은한 고추장 향이 남았다. (사진=한전진 기자)
맥너겟에 고추장 버터 디핑소스를 찍어 먹는 모습. 소스는 짭짤하고 매콤한 맛 뒤로 은은한 고추장 향이 남았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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