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대 공적연금 의무지출 눈덩이...개혁, 물러설 곳 없다

논설 위원I 2024.09.05 05:00:00
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이 수급자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의무지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2027년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출산·고령화 쇼크로 걷히는 돈보다 지급액이 많아지면서 이들 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투입되는 국가 재정도 매년 크게 늘어 2028년 1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연금 개혁을 미룬 채 밑 빠진 독 물 붓기식으로 대처하다간 국민 노후 보장과 나라 살림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알린 경고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드러난 공적연금의 미래는 암울하다. 우선 작년에 제출한 계획에서 2027년 96조 366억원으로 예상됐던 의무지출이 1년 만에 101조 852억원으로 5조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바뀌었다. 2028년에는 106조 6922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77조 6384억원의 올해 지출이 연평균 8.3%씩 증가할 것이라는 계산 결과다. 같은 기간 정부의 총 재정지출 증가율(연평균 3.6%)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특히 4대 연금 중 국민연금은 연평균 10.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연금 재정의 수지 내역은 더 걱정스럽다. 여력이 바닥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올해 각각 6조 6071억원과 3조 4169억원의 나랏돈을 투입하는 등 모두 11조 462억원을 이들 연금의 적자 메우기에 투입하지만 이 규모는 2028년 14조 441억원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수입 증가율이 연평균 8.3%의 지출 증가율을 크게 밑돌면서 11조원 이상의 막대한 적자가 매년 계속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시늉만 냈다 해도 윤석열 정부마저 연금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이유는 자료에서 더 분명해졌다. 윤 대통령이 지속가능성과 세대 간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연금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듯 다짐이 말로 끝나선 안 된다. 정부는 어제 보험료 4% 포인트 인상, 소득대체율 2% 포인트 인상,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안으로 국민연금 개혁에 재시동을 걸었다. 모두가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각오로 연금 수술에 힘을 합칠 것을 촉구한다.

국민연금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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