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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의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최근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오픈마켓 입점에 따른 위험을 경계하며 자사몰 구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이 카페에 “이번에 티몬 사태가 터진 것을 보고 다른 오픈마켓으로 판로 확장은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자사몰을 만들어볼까 한다”며 “자사몰을 만들면 소비자 유입이나 매출은 좀 어떨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자사몰에 대한 부정과 긍정 댓글이 엇갈리고 있다. “메타광고 효율이 엄청 떨어져 어렵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자사몰 운영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달아놓고 운영한다. 한 달에 40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온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외에도 “자사몰은 유지 및 유입, 매출 등이 어렵다”, “자사몰은 초기가 힘들다고 한다”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오픈마켓은 티몬, 위메프처럼 판매중개 플랫폼에서 여러 판매자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자사몰은 판매자가 자체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는 일종의 ‘직판채널’이다. 오픈마켓은 모객이나 광고 효과가 큰 반면 입점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사몰은 구축과 관리 비용이 많이 들고 모객이 어렵지만 판매 수수료가 낮고 브랜드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사몰 장점 있어”…정부차원 지원대책 필요
온라인 쇼핑몰을 손쉽게 개설하고 운영 및 관리할 수 있게 한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등장 이후 자사몰은 많이 쇠퇴했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티메프 사태를 거치며 자사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이번 사태로 오픈마켓 위험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돼 자사몰 수요가 늘거나 자사몰 구축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도 증가할 수 있다”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세계적인 경영 매거진) 논문을 보면 소상공인이 거대 플랫폼에 대항하는 방안의 하나로 자사몰을 만들고 플랫폼 고객을 자사몰로 전환하라는 방안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오픈마켓을 고객 ‘유치 용도’로 자사몰은 고객 ‘보존 용도’로 활용해 기능이 다르다고 본다”며 “자사몰은 오픈마켓에 들어갈 신제품 테스트나 시장조사, 고객 반응 탐색 등 질적인 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희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자사몰을 관리하는 데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자사몰 운영이 오픈마켓 활용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는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셀러들의 자사몰 구축 및 관리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책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교수는 “국내에서 자사몰을 구축·유지·관리하는 스타트업 등이 더 생기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며 “오픈마켓이나 대형플랫폼이 자사몰로 고객전환을 못하도록 한다면 이를 독과점 행위로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