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펄프몰드 생산 기업 '나누' 이윤노 대표 인터뷰
감귤이나 맥주 부산물 등 활용해 펄프용기 생산
친환경 코팅 기술 국내 유일 보유...대형백화점에 납품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친환경 제품은 불편하고 비싸고 기능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종이 빨대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더 좋은 가격, 더 좋은 품질, 더 편리한 친환경 일회용품으로 지구를 구하고 싶습니다.”
| 이윤노 나누 대표 (사진=나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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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나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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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펄프용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나누’의 이윤노 대표는 ‘쓰레기를 활용한 환경문제 해결’을 꿈꾼다. 나누는 버려지는 감귤 껍질이나 맥주 부산물 등을 활용해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100% 생분해성 펄프용기를 생산한다. 펄프용기는 종이 원료인 펄프로 만든 포장용기를 말한다. 대표적인 게 계란판이다. 나누의 펄프몰드는 이보다 품질이 훨씬 좋아 햄버거와 음식, 화장품 등을 담는 데 쓴다.
이 대표는 “제주도의 감귤 껍질이 연간 5만~10만t씩 폐기되는데 감귤껍질은 땅을 산성화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맥주 부산물도 사료로 쓰기도 하지만 버려지는 게 많아 이를 활용해 용기와 패키징(포장)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펄드몰드 생산은 나누만이 하는 건 아니다. 이 회사의 차별성은 천연소재와 친환경 코팅(얇은 막으로 표면을 처리하는 기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데 있다. 이 대표는 “감귤과 맥주 부산물, 왕겨 등 주문처가 요청한 천연소재 원료를 펄프와 섞어 펄프몰드를 만드는 기술이 있다”면서 “펄프몰드에 친환경 코팅(얇은 막)을 진행해 보다 높은 기능성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종이 용기에 물 등을 담으려면 용기가 물에 젖지 않고 찢어지는 않도록 표면을 코팅해야 한다. 대부분 폴리에틸렌(PE)으로 처리하는데 나누는 땅에 묻으면 썩어서 재활용되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코팅하는 기술이 있다. 나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몰드 코팅 장치 및 이를 활용한 코팅 방법’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펄드몰드 공정을 혁신해 단가를 플라스틱보다는 비싸지만 일반적인 바이오 친환경 소재보다는 25% 정도 낮췄다”며 “이달부터 국내 대형백화점 중 한 곳의 식품관에서 채소와 육류, 생선 등을 담는 용기를 저희 제품으로 바꾸기 시작해 파일럿(검증테스트)이 끝나면 전 지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나누는 6월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무역상사에도 펄프몰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 도시락, 배달, 컵라면 용기 등 식품 용기에 집중하고 중장기로는 화장품 용기(로션, 샴푸 등을 담는 용기)로 제품군을 확대할 것”이라며 “화장품 용기는 제품가의 40%까지가 포장 비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화장품 회사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펄프몰드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누는 보건학을 전공하고 대학병원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던 이 대표가 해외에서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활동을 하던 중 환경 문제 심각성을 몸으로 느껴 창업한 경우다.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개발자로 있는 충남대 교수와 공동 창업했다. 나누는 이제까지 누적 1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다.
| 나누 친환경 펄프몰드 (사진=나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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