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 상승에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상장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손길을 뻗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수료와 환헤지(위험회피)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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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은 2주 연속 올라 장중 1트로이온스당 2000달러선을 돌파했다. 한동안 긴축 장기화 우려에 1800달러선까지 후퇴했지만, 다시 반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가 없는 금 가격은 반대 흐름을 보이며 하락하는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 리스크가 금 투자 수요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지상군 병력 투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다. 지난 1973년 이후 50년 만의 제5차 중동전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이스라엘의 지상전 전환 준비, 가자지구 외 중동 지역에서 무장 충돌로 인한 분쟁 확산 우려로 금 투자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며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금 가격을 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한 금 선물·현물 ETF도 지난 1개월 개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ACE KRX금현물 ETF는 연초 이후 원자재 ETF 1위(211억원)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현물 ETF는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현물에 투자해 국제 금시세에 달러 가치 변동이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물 ETF 특성상 롤오버(선물 계약 만기 시 신규 선물 계약) 비용을 피할 수 있고,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가 가능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 ETF 투자 시엔 수수료와 변동성, 환헤지 여부 등을 유의하란 조언도 잇따른다. 남 본부장은 “금 ETF는 장기적으로 달러에 투자하면서 안전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환노출형이, 향후 달러 가치 변동을 헤지하길 원하는 투자자라면 금 자체 가치에만 투자하는 환헤지형이 적합하다”며 “일반적으로 선취판매수수료가 붙거나 총보수가 1~2% 수준인 금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금값이 쉽사리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나 단기 변동성은 유의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가 추가 금리 인상 경계감을 자극할 수 있지만, 금은 교전 격화 양상에 따라 중동 지역 정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 주도의 긴축 마무리 국면에서 장기 금 투자 매력은 유효하다”면서 “그러나 단기 안전자산 선호 수요 후퇴 시 일시적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할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