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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키움증권 조치를 리스크 관리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이 조치에 들어간 이상 다른 증권사들도 슬슬 신용 융자를 막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사 대출 중단 선언에 이어 하한가가 속출한 시장 상황도 빚투 경고를 더하고 있다. 24일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서 11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그 중 다올투자증권(030210)의 5일 평균 신용융자공여율은 42.29%로 코스피 평균(10.26%)을 크게 웃돈다. 이외에도 하한가를 찍은 대성홀딩스(016710)(39.03%) 삼천리(004690)(27.36%) 등도 과도한 레버리지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예견된 사태라는 분위기다. 지난했던 증시 부진을 딛고 급등하는 시장에서 막차를 타야 할 것 같은 심리에서 지표를 신경쓰지 않고 거액을 투자하는 경향이 지적돼 온 터다. 비록 그 돈이 내 여유자금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은 주당순이익(EPS) 증가세가 확인되지 않아도 돈을 넣었고 가격과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아도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고 짚었다. 그 결과 개인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이 찍힌 계좌를 받아들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인 투자로 손실 본 청년들의 손실을 탕감해준다는 소식에 분노하며 ‘누칼협’(누가 칼 들고 빚 내서 투자하라고 협박했냐)는 조롱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또 다시 켜진 빚투 경고등은 우려스럽다. 투자로 돈 벌면 내 덕분, 잃어도 기다리면 빚을 탕감해 줄 것이란 잘못된 학습효과가 반복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