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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원이앤씨는 지난해 12월 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인피니티그룹코리아를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인피니티그룹은 1993년도에 설립된 중국 최초의 중외 합작 벤처 캐피탈 펀드사”라며 “이번 유상증자로 실적 성장과 더불어 기업가치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제마홀딩스로 바뀌었다. 이 회사가 서경홀딩스로 간판을 변경하면서 납입일이 이달 10일에서 오는 30일로 늦춰졌다.
문제는 서경홀딩스의 납입 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금 1000만원에 자본총계가 2200만원에 불과해 단기간에 외부 자금을 쉽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와 현 경영진 관련 리스크도 주가의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13일 세원이앤씨에 현 경영진에 대한 배임혐의 고발장 접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다음 날 회사 측은 “배임혐의 사건 접수를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회사 측은 고발인과 사건의 주요 내용에 대해 확인 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건 개인투자자들이다. 세원이앤씨 주가는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 당일 오후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로 내려앉은 데 이어 지난 14일에도 하한가로 직행했다. 지난해 연말 유증 결정 이후 500원대로 밀렸던 주가는 하락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석 달여 만에 245원으로 반토막났다.
주가 급락 여파는 최대주주의 지분율도 갉아먹고 있다. 디지털킹덤홀딩스가 담보로 제공한 세원이앤씨의 주식가치 하락으로 7차례의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지분율이 11.93%(1858만4404주)에서 5.33%(1151만4404주)로 쪼그라들었다. 추가 반대매매가 나와 5% 이하로 떨어질 경우 최대주주 공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 이상 주주는 디지털킹덤홀딩스 한 곳 뿐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이 불안해지거나 다툼이 생길 소지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회사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세원이앤씨의 경영 사정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최근 추진했던 신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세원이앤씨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60억원, 9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광패치 관련 바이오 사업을 비롯해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가상화폐, 2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프랑스 에솝 한국 지사와 2차전지 분리막 컨소시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겨냥해 네옴시티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을 왕성하게 펼치면서 최근 수년간 ‘강력매수’ 종목으로 스팸문자에 자주 등장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