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3년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거리두기가 풀리고 야심 차게 동남아 여행을 계획한 김모(26)씨는 공항에서부터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항공사 사정으로 출국부터 2시간30분 지연되면서 이후 줄줄이 예매해둔 교통편과 숙박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그는 “새벽 4시부터 공항에 가서 출국 수속을 마쳤는데 연착이 심해서 현지 섬에 들어가는 경비행기도 모두 놓쳤다”며 “항공사에서 티켓을 다시 구해줬지만, 여행객들이 많고 줄도 길어서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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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공항공사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 11월 인천과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15개 공항의 이용객은 884만3993명으로, 지난해 11월(696만7216명)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특히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달 268만60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만531명보다 623% 급증했다.
국제선 이용객이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수요 폭발과 더불어 정부의 국제선 노선 확대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방역규제 완화 및 겨울철 성수기 등을 고려해 지난 10월30일부터 국제선 노선을 40% 확대한 바 있다. 일본 하네다 노선은 주 28회에서 주 56회로 운항 횟수를 늘리고 호주 브리즈번, 팔라우, 마카오,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운항을 재개했다.
일본의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일본 노선 여객도 매우 증가한 가운데, 국토부는 중국 노선 운항 확대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최근 중국 정부와 운항 횟수를 기존 주 34회에서 50회로 늘리는 데 합의하면서 공항 이용객은 더욱 증가할 방침이다.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 친구를 공항으로 마중 나간 20대 이모씨는 “친구가 오전 6시40분에 도착했다고 하는데 한 시간이 다 되도록 연락이 없었다”며 “요즘 줄이 엄청 길어서 오래 걸리고 트레인 타고 이동하면 소요시간도 늘어나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성탄절을 맞이해 아이들과 일본 여행을 떠난 40대 이모씨는 “인천공항 2터미널은 사람이 조금 덜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며 “일반 수속 창구는 아침인데도 줄이 엄청 길었다”고 설명했다.
김포공항 등 국내선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김모(27)씨는 “김포공항에도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이륙 비행기도 1시간 가까이 연착돼서 제주도에 늦게 도착했다”며 “도착 시간에 맞춰 버스 등 예매해둔 시간이 빠듯해서 혼났다”고 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에선 국제선의 경우 2시간30분 전까진 인천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안내를 고객에게 별도로 하고 있다”며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이 정도 대기시간은 있었지만, 거리두기가 풀리며 갑자기 이용객이 많아진 탓에 더욱 오래 걸린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