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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2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 지수는 118.02로 전월 대비 1.1% 올랐다. 넉 달 연속 상승 흐름이다. 전월비 상승률은 1.3% 올라 2017년 1월(1.5%) 이후 5년 2개월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던 3월 보다는 상승폭이 0.4%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는 4월 평균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10.9달러에서 102.8달러로 한 달 만에 7.3% 내린 영향이다. 생산자물가 지수는 지난 1월 전월비 1.1%를 기록해 상승 전환한 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농림수산품은 축산물이 7.4% 오르고 수산물도 2.6% 오르면서 전월 대비 2.0% 상승세를 기록했다. 두달 연속 상승 흐름이다. 공산품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 제품이 2.9% 오르고, 제1차 금속제품도 2.6% 오르는 등의 여파에 1.2% 오름세를 기록했다. 다만 공산품 가격 상승률은 3월(2.7%)에 비해 내렸는데 이는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하락하고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의 상승률이 지난달에 비해 둔화된 영향이다. 3월 석탄 및 석유제품 상승률은 전월 대비 15.6%를 나타내 1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도 전력, 가스 및 증기가 5.7% 오르면서 3월 대비 4.5% 올랐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주요 전력 생산 연료 가격 상승세가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주택 및 일반용 도시가스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식료품 가격 상승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와 함께 증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운송서비스(1.2%),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6%) 등이 오르면서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운송 서비스 가격은 미주, 중국 노선의 기본운임 유류할증료가 증가하고 성수기 일수가 늘면서 국제 항공여객 운임이 오른 영향이고,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 가격은 식재료 및 주류 가격이 오르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숙박 음식 서비스업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를 1년 전과 비교하면 9.2% 올라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도 3월에 비해 확대됐다. 3월 생산자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8.8%에서 9.0%로 상향 조정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농림수산품은 1.5% 감소했지만 지난 2~3월 6%대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낙폭이 줄어들었고, 공산품 가격 상승률은 14.4%로 0.7%포인트 낮아졌다. 공산품 중에서는 석탄 및 석유제품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77.9%를 나타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 근원물가도 지난달 0.6% 올랐다. 넉 달 연속 상승세다. 근월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4%로 3월(8.1%)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다.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대비 원재료(10.7%), 중간재(1.7%) 및 최종재(0.8%)가 모두 오르면서 2.3% 올랐다. 이 역시 4개월 연속 오름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3% 오르면서 15개월 연속 상승세다. 국내공급물가는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변동의 파급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를 결합해 산출한다.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생산자 물가지수와 수출 물가 지수를 결합해 산출한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이 1.5% 오르는 등의 영향으로 한 달 전 보다 1.4% 올랐고, 1년 전 대비로는 12.3%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생상자 물가는 소비자물가에 한 달 정도 선행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