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결제 업체 다날이 원조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싸이월드(싸이월드제트)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입니다.
‘페이코인’으로 도토리 산다
다날은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살 때 쓰이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자사의 암호화폐인 ‘페이코인(PCI)’으로 도토리를 살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죠. 싸이월드제트는 조만간 모바일 버전 출시를 시작으로 메타버스로까지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메타버스가 가상자산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리라는 것은 예견된 일입니다.
현금화 가능한 로블록스 ‘로벅스’
글로벌 1위 메타버스 기업이자 동시에 게임 회사인, 로블록스(Roblo)만 해도 블록체인 기반은 아니지만 유사한 가상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로벅스’라는 것인데, 현금으로 사거나 창작활동으로 모을 수 있습니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로벅스를 벌었을 때 외부 계좌를 연동해 달러로 바꿀 수도 있죠. 플랫폼 내 수익의 외부 반출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로블록스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5억 명, 이용자 제작 게임 5000만 개를 넘어선 비결 중 하나로 로벅스를 꼽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게임 내 수익의 외부 반출(블록체인 게임)을 금지하는 탓에 외국에서만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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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싸이월드는 다르죠. 게임이 아니기에 도토리를 페이코인으로 살 수 있고, 페이코인을 코인원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에선 가상자산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도 ‘메타버스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메타버스와 게임은 다르다”면서, 게임에 적용되는 콘텐츠 심의와 수익모델 규제를 메타버스에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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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에서 거래 준비중인 메타버스 속 NFT
메타버스에는 또 다른 암호화폐(가상자산)인 대체 불가능 토큰(NFT)도 쓰일 예정입니다. NFT는 메타버스에서 건물 임대업을 할 때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수단이 될 수 있죠.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전문기업인 텐스페이스와 혼합현실(XR)기업인 오썸피아가 준비중인 ‘힐링투어 메타버스’ 사업에 NFT 접목이 추진 중이고, 블록체인 기업 코인플러그는 XR 플랫폼 기업 빌리버와 제휴해 빌리버의 NFT 작품 콘텐츠를 코인플러그 NFT 마켓 메타파이에서 판매하고 유통하기로 했죠.
‘힐링투어 메타버스’는 고객은 비행일정에 맞춰 가상 관광 티켓을 사서 아바타로 친구와 함께 메타버스(가상세계) 속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유적지 체험은 물론 여행 중 만난 아바타 친구들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죠. 기존 서비스와 가장 큰 차별점은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가상관광 콘텐츠는 NFT를 입고 나중에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아직 메타버스가 어떻게 진화할지, 가상자산은 어디까지 쓰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점은 메타버스의 본질에 가상자산이 맞닿아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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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AI가 메타버스의 핵심될 것
지난주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크래프톤 IPO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메타버스에 대한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는 메타버스를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로 표현했습니다. 상호작용하는 가상세계라는 말이죠.
장 의장은 “메타버스는 애매모호하고 현실보다 조금 더 부풀려져 있다”며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 영역에선 기본적인 기술이 필요한데, 크래프톤은 딥러닝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을 갖추기 시작했고 다양한 관점에서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보다는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에 더 관심을 두는 듯 보입니다.
메타버스에는 가상을 현실처럼 보이게 하는 다양한 XR 기술들과 가상자산 기술, 디지털 휴먼이라 불리는 인공지능(AI)기술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뭔가 상호작용이 가능하려면 경제활동 수단과 나를 이해하는 아바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블록체인과 AI는 메타버스의 핵심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