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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韓. 가만있어도 中영향권…미중균형은 한미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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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1.03.26 06:00:00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인터뷰
"2+2 회의서 한미간 대중·대북 인식 차 보여줘…조율은 숙제"
"쿼드 확장·유연하게 운영될 것…韓적극 관여해야"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이 비군사적인 영역에서의 쿼드(Quad) 참여까지 압박한다면, 이는 우리가 지나치게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미주연구부장)는 미중 균형이라는 측면에서라도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이라는 구상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상 중국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진정한 미중 간의 균형점을 잡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와의 인터뷰는 쿼드 정상회담 , 미일 외교·안보장관(2+2) 회담, 한미 2+2 회담, ‘앵커러지 충돌’이라고 회자되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슈퍼위크’가 끝난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이뤄졌다. 김 교수는 슈퍼위크에 대한 총평으로서 “대북·대중 인식에 있어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괴리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괴리를 양국이 어떻게 조율할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방문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미일 2+2 공동성명은 ‘중국’을 명시하고 ‘북한 비핵화’에 방점을 찍었지만 한국에서의 공동성명에서는 이 두 단어가 모두 등장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인태 전략 핵심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 미국이 아시아 전략의 무게중심을 동북아시아에 뒀을 때는 핵심국가가 한국과 일본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제 동북아시아를 넘어 인태 전략을 펴는 상황이고, 핵심국가는 일본과 호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관계 회복을 통한 한미일 공조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의 기제이다. 미국의 이번 방한·방일 목적은 한일 관계의 회복에 있다고 본다. 일본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지 않을까.

- 미국 국무·국방이 다녀온 후에도 일본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이 가능하겠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한일 동맹보다는 미일 동맹이 인태 전략의 축이지만, 그럼에도 한미일 공조가 미국에 가져다 주는 전략적인 이익은 크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점차 팽창시키고 있다고 본다. 홍콩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미 지배를 구축했고, 추후에는 중국이 대만 무력통일도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반도 역시 중국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각이다.

- 말씀하신 대로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한 필요성은 3국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문제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와 같은 과거사 문제이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될까.

△과거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한일간 역사문제를 해결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한일 관계를 억지로 회복시켜 놓기는 했는데, 그 과정에서 반일·반미 감정은 더 커졌다. 한일간의 역사문제 조정 속에서 오바마 정부가 한국 정부의 입장을 비판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아마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2015년처럼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한미일 공조가 필요한 부분은 한미일 공조로 가고, 역사문제는 양자가 해결하도록 내버려두는 투 트랙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계속해서 일본의 납북자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 보면 한미일 협력을 위해 일본을 대북정책의 플레이어로 끼워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6자회담 때도 일본의 납북자 문제는 거론되긴 했지만 적극적인 해결 노력은 없었다. 이번에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은 한국이 인태 전략의 핵심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 쿼드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


△쿼드는 쿼드 플러스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쿼드 가입을 검토하고 있고 일본 역시 호응하고 있다. 영국은 파이브아이즈(Five eyes·상호 첩보동맹을 맺고 있는 영국·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를 이르는 말)에 일본을 넣어 식스 아이즈로 하겠다고 하는 등 영일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영국이 쿼드에 참가해 확대되면 다시 한 번 한국의 입장이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 한국도 참여해야 할까.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쿼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회담 결과를 봐도 군사 협력 아젠다는 빠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한국에 와서 “쿼드는 비공식적(informal) 협의체”라고 했다. 나토처럼 딱딱한 협의체가 아니고 협의의 아젠다도 유연하게 정해질 수 있다는 것.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군사분야이다. 한국이 인태 전략과 관련해 군사협력을 하면 경제 제재에 나서겠다는 메시지가 다양한 한중 협의체에서 1.5트랙을 통해 전달했다. 다만 쿼드가 군사협의체가 아니라면 우리가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번 한미 2+2 공동성명에서도 기후변화, 코로나19가 협력 의제로 들어갔다.

-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때 쿼드가 아시아판 나토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이상 중국이 크게 반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쿼드 국가 중 하나인) 인도 역시 경제분야에서 중국과 이해관계가 많이 겹치는 국가다. 아울러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한시적으로 긴장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도 자제해왔다. 인도도 하는데 우리가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비군사적인 영역에서의 쿼드 참여까지 중국이 한국을 압박한다면 우리가 지나치게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자주적 외교를 해야 한다.

- 앵커러지 회담이 보여줬듯 미중 갈등은 단기간 끝날 것 같지 않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구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중이 손을 잡았고 미국이 중국을 키웠다. 중국 내 개혁 세력을 키우려고 했고 급기야는 1999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까지 허용하면서 중국의 정치·경제를 연착륙시키려는 것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부터 이념·체제 경쟁이 시작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임기를 시작하고 보니 상당히 트럼프 때와 유사하다. 전정부적(whole of government)로 미중 전선이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가 선택해야만 하는 것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인태 전략에 관여하면서 (미중 간) 제대로 된 균형을 잡아야 한다.

- 미중의 패권 다툼, 누가 이길까.

△강대국이 패권국의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 공공재를 제공해야 한다. 당연히 그만한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냉전 당시 미국이 전 세계 경제(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였다. 군사·경제적인 지원을 미국 혼자서 감당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미국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미국이 했던 공공재 제공의 역할을 자신이 하겠다고 하고 있다. 백신 외교는 그 일환 중 하나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역시 중국에게서 받는 공공재가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현재 기존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의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동맹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이든 정부가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공급망 재편이다. 화웨이를 때린다면 그간 화웨이가 제공한 서비스와 제품을 충족시킬 다른 회사가 필요하다. 이 빈자리를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빠진 자리를 삼성이나 SK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 우리로서는 위기이자 기회겠다.

△그렇다.


☞김현욱 교수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브라운대 정치학 석·박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방문교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현 국립외교원 교수 및 미주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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