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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10곳 중 7곳, 1분기 영업익 추정치 하향

최정희 기자I 2020.03.03 01:50:00

코로나19 확산에 영업이익 추정치 한 달 전보다 1.5조 감소
삼성전자·네이버·현대차·카카오·엔씨소프트는 이익 상향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업장 폐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코스피 상장회사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새 무려 7% 가까이 급감했다. 전년 말 대비로도 11% 감소세다. 정유, 철강, 항공, 유통주를 비롯한 중국 소비주 등 전방위적으로 영업이익 기대치가 뚝 떨어졌다.

다만 악조건 하에서도 건설, 인터넷, 게임, 자동차, 식품 업종 등은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수가 지난주 급락한 것에 비해 영업이익 추정치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2000선 아래에선 주식 매수 대응을 권고했다.

◇ 10곳 중 7곳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2차전지株도↓

(그래픽=문승용 기자)


2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 3곳 이상인 115개 코스피 상장회사의 1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정치(2월말)는 각각 345조7600억원, 20조89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각각 1.0%, 6.7%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5000억원 줄었고, 작년말 대비로는 2조3700억원(88개사 기준), 11.3% 감소해 감소폭이 커졌다.

115개사 중 76.5%, 3분의 2에 달하는 88개사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 SK이노베이션(096770), S-Oil 등 정유사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각각 77.9%, 76.5% 감소했다. 가뜩이나 정제마진이 감소하는데 국제유가까지 배럴당 44달러(서부텍사스산원유)로 급락하면서 역 래깅효과(원유 재고 가격보다 제품 가격 더 하락)가 발생한 영향이다.

대한항공(003490)(-21.1%), 티웨이항공(091810)(-70.2%), 제주항공(089590)(적자 전환) 등 항공주들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급감했다. POSCO(005490)(-17.0%), 세아베스틸(001430)(-28.2%), 현대제철(004020)(-6.3%) 등 철강주들은 철강 가격 급락 우려에 추정치가 줄었다.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롯데쇼핑(023530) 등도 추정치가 10~11% 줄었다. 이마트(139480)는 13%대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24.8%), 호텔신라(008770)(-34.6%) 등 중국 소비주에 대한 눈높이도 크게 낮아졌다.

올 들어 잘 나갔던 대표 2차전지주들도 이익 추정치 감소 쓰나미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SDI(006400)(-17.5%), LG화학(051910)(-38.3%) 등도 추정치가 줄었고 애플의 아이폰 생산 차질 우려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일부 공장을 폐쇄한 LG이노텍(011070)(-2.6%)도 추정치가 소폭 감소했다.

◇ 엔씨소프트·카카오·농심 등은 이익 상향

쓰나미 속에서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종목도 있다. 건설주가 대표적이다. GS건설(006360)이 영업이익 추정치가 9%대 늘어나고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도 0~1%대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 경북의 경우 분양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건설업은 타 업종에 비해 코로나 피해가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 줄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관련주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NAVER(035420)(0.6%), 카카오(035720)(4.1%) 등 인터넷 관련주는 물론이고 엔씨소프트(036570)(10.4%) 등 일부 게임주도 실적 상향 대표주다. 불안한 심리에 사재기가 만연한 가운데 라면이 주요 사재기 품목으로 꼽히면서 식품주도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농심(004370)(4.7%), 삼양식품(7.1%) 등이 있다. 하이트진로(000080)도 10.3% 추정치가 늘어났다.

한편 현대차(005380)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1324억원으로 2.6% 높아졌다. 현대차는 중국 매출 비중이 작고 원화 약세에 1분기 미국 GV80 판매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000270)(0.8%)도 소폭 상향됐다. 주도주이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도 6조6000억원으로 0.7% 늘어났다. 같은 반도체 업종이지만 SK하이닉스(000660)가 14.8% 추정치가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다만 주가 흐름은 영업이익 추정치 증감과 무관하게 움직였다. 삼성SDI(6.9%), LG화학(9.0%)은 추정치 감소에도 지난달 주가가 올랐고 이익 추정치 상향 종목 중에선 카카오(035720)(8.2%), 엔씨소프트(036570)(2.0%), 농심(004370)(14.3%) 정도만 주가가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20일 2277.23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코스피가 12.3% 하락하는 동안 올해 전체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2.78% 하향 조정되는 데 그쳤다”며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은 28%대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2000선 이하에선 적극적인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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