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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판매부담금이 자동으로 적립되는 일부 기금은 불요불급한 사업에 방만하게 예산을 편성하거나 예치금 규모를 불필요하게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나라살림연구소의 ‘2018년 결산기준 기금 및 특별회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성 기금 48개 중 여유자금으로 보다 적극적인 사업이 요구되는 11개 기금의 여유자금은 총 14조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기금 및 특별회계의 집행 방식 전환이 요구되는 주택도시기금, 복권기금, 에너지 및 자원특별회계, 교통시설특별회계의 여유자금까지 포함하면 총 45조원의 여유자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칸막이로 인해 쓰임새를 찾지 못한 채 방치중인 여유자금 규모가 45조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사업비 지출 금액 대비 적립금 규모 비율이 가장 높은 기금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영화발전기금으로 2018년 사업비 지출액은 348억원이지만 여유자금 규모는 5000억원을 초과해 사업비 대비 1450%가 넘는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발전기금의 여유자금 5000억원 중 1560억원은 단기투자증권이며, 2000억원은 장기투자증권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2000억원의 장기투자증권은 대부분이 모태펀드 투자 금액이다.
특히 영화발전기금은 보스톤중형영상전문투자조합, 보스톤영상콘텐츠조합에 각각 54억원, 13억원 출자했으나 큰 손실이 발생해 2018년말 기준 평가액은 1억원, 2600만원에 불과하다.
장애인고용촉진기금도 여유자금 대비 사업지출액이 지나치게 적었다. 2018년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은 약 3000억원의 사업성 비용을 지출했으나 보유하고 있는 여유자금의 규모는 1조3000억원을 초과했다. 또한 9000억원의 단기투자증권(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0억원의 여유자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등에 예탁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스포츠토토 이익금이 주된 기금 수익원이다. 스포츠토토 매출액은 4조7000억원으로 로또복권 매출액(4조원)을 초과해 급증하고 있다. 국가가 배타적으로 허가한 스포츠토토의 수익을 독식해 여유자금이 3조원을 초과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집행하는 사업만 1조원을 초과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민체육진흥기금에 불필요한 여유자금을 축적하지 말고 스포츠토토 수익금의 상당 부분은 일반회계에 전입해 공단이 아닌 국가가 사업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권기금은 과거 개별복권법에 따른 복권수익 지출의 칸막이를 헐고자 만든 복권관련 통합기금인데 여전히 과거 기득권 복권기금 이전 지출비율이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요금의 3.7%가 자동으로 적립돼 세원이 풍부한데 5조10000억원의 여유자금이 있다. 에너지및자원특별회계는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 및 판매부담금이 재원으로 2조4000억원 자금이 남아있다.
교통시설특별회계는 여유자금이 7조원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지난 2009년 국회에서 폐지법률안이 통과됐지만 일몰을 통해 연장되면서 휘발유 및 경유 소비세의 80%가 교통시설특별회계에 쌓이고 있다.
정작 쓰여질 곳에 돈이 집행되지 않는 기금도 있다. 석면피해구제기금은 여유자금 505억원이 집행되지 않았다. 장애인고용촉진기금도 장애인고용관련 사업에는 3000억원만 지출해 1조3000억원의 여유자금 중 9000억원은 주식투자, 2000억원은 공자기금에 예탁하는 비효율이 지속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과도하게 보유할 필요가 없는 기금은 적극적으로 고유목적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금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서 “기존 일반회계에서 집행하는 사업을 기금에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재정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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