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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히어로의 인도 현지 직원 수는 70명. 한국 직원 50여명을 합하면 120여명이다. 설립 5년이 안돼 규모가 큰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450억원이다. 무엇보다 인도내 충성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자산이다.
덕분에 밸런스히어로는 지난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순방 때 초청 받았다. 인도 시장에 진출해 현지인의 사랑 받는 모범적인 서비스로 주목 받았던 것. 문 대통령 인도 경제 사절단의 부대행사로 진행됐던 ‘한-인도 스타트업 협력 포럼’에 밸런스히어로는 한국 스타트업을 대표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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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인도시장을 공략하라”
이철원 대표는 10년 넘는 인도 사업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그는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 피처폰 컬러링 사업을 했다. 일반 휴대폰의 전화음을 사용자가 원하는 노래나 음악으로 바꿔주는 비즈니스였다. 포화 상태였던 한국과 달리 인도 시장은 ‘준수한 성적’을 냈다는 게 밸런스히어로 측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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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 요금 가입자가 대다수인 한국과 달리 인도는 95% 이상의 사용자가 선불 요금제를 썼던 것. 데이터나 통화량을 선불로 충전하는 요금제다. 문제는 사용자가 자신의 사용량을 가늠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서 CDO는 “선불 요금제를 쓰는 인도인들은 예상보다 데이터·통화량이 소진돼 보통 일주일 정도는 먹통 전화기를 들고다니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잔액 안내 텍스트 메시지를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사용자가 앱에서 잔액 정보 조회 선불 계정 구매, 잔액 충전, 데이터 사용량 추적 기능을 이용하도록 했다.
중소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트루밸런스를 앞다퉈 깔았다. 2016년 7월 출시 19개월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에는 4000만, 같은 해 9월에는 5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아직 트루밸런스가 인도 시장 선두 앱은 아니지만 청년 스마트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구글의 핀테크 서비스와도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광산에서 찾은 ‘에이전트 형님’이란 보석
밸런스히어로는 사용자 사용 행태와 데이터를 조사하던 중 ‘에이전트’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있는 사용자가 그렇지 못한 다른 사용자들의 부탁으로 대신 통신요금을 충전해주거나 송금해주는 일이 많다는 점을 발견한 덕분이다. 모바일 플랫폼 뿐인 밸런스히어로 입장에서는 충성 사용자이면서 오프라인 허브다.
밸런스히어로는 이들을 ‘에이전트’로 이름 지었다. 에이전트들은 각자 마을에서 밸런스히어로와 은행계좌가 없는 사용자들을 이어주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 밸런스히어로는 올해 상반기까지 수 만명의 에이전트를 확보했다.
서하연 CDO는 “우버 운전사처럼 이들 에이전트들도 우리 플랫폼을 갖고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도록 만들고자 한다”며 “이제 막 기본적인 틀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밸런스히어로는 생활비 등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 사업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서 CDO는 “앞으로는 인도 내 신용카드, 보험의 역할을 하는 금융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인도 사용자라면 누구나 우리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