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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저가·서비스…중국 휩쓴 '류창둥'의 3대원칙

장병호 기자I 2018.05.09 05:04:00

징둥닷컴 이야기
리즈강│634쪽│프롬북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중국 IT 기업의 약진이 무섭다. 샤오미는 ‘중국산’답지 않은 디자인과 완성도에 가성비를 갖춘 전자제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익스프레스로 잘 알려진 알리바바그룹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할리우드영화에도 직접 투자하는 등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에 대적할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이 그 주인공이다. 1998년 당시 24세 청년 류창둥이 대학 졸업 후 단돈 200여만 원으로 세운 ‘도매상’ 징둥멀티미디어가 그 전신이다. 현재는 연간 총 거래액 55조 원, 사용자 수 2억 명(2017년 9월 기준)에 달하는 대형기업으로 중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매상에서 출발한 기업이란 점에서 알 수 있듯 징둥닷컴의 성장과정은 여타 IT기업과 다른 부분이 많다. 2000년대 중국의 급성장에 힘입어 혜성처럼 등장한 것도 아니고, IT 분야 엘리트가 설립하고 이끈 것도 아니며, 시작부터 온라인 전문업체를 지향했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것도 2003년 사스 사태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자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창업주인 류창둥은 서문에서 “(‘징둥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스토리로 대중 앞에 내놓을 정도는 분명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제경영 분야 전문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류창둥의 확고한 가치관이 징둥닷컴을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오를 수 있게 했다고 말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때부터 내세운 ‘정품판매’ ‘저가전략’ ‘좋은 서비스’라는 원칙을 온라인에서도 변함없이 밀고 나아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저자는 방대한 중국대륙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적자를 감안하면서까지 자체적인 물류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류창둥의 고집스러운 결정에 주목한다. ‘소비자’를 우선시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징둥닷컴의 성공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기업 핵심인물 258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성공과 실패, 좌절과 도전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중국 대륙의 기업이 세계경제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쏟고 있는지 생생하게 전하는 흥미로운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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