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주말마다 친구들과 스키장을 찾는다는 정모씨(34)는 얼마 전 스키를 타던 중 다른 스키어를 피하려 방향을 틀다 무릎에서 ‘뚝’하는 파열음과 함께 넘어졌다. 가벼운 타박상이려니 여겨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무릎이 붓고 통증이 계속 되자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진단받았다.
십자인대는 5~10㎜ 굵기의 X자 모양으로 생겼으며, 무릎 위·아래 관절을 이어 무릎 관절 움직임이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한편,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스키를 타다 갑자기 방향 전환을 하거나 무릎이 뒤틀릴 때 회전압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끊어지기 쉽다. 운동 중이나 후에 무릎에서 뚝하고 파열하거나 무릎 관절이 빠지고 어긋난 느낌, 24시간 동안 무릎이 붓고 통증이 있는 경우, 쪼그려 앉기가 힘들고 정상적인 걸음이 어렵다면 십자인대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십자인대는 손상돼도 1~2시간 지나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십자인대 손상을 방치하면 무릎이 불안정성으로 인해 관절 연골판 파열이나 관절 연골 손상으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손상 정도가 적다면 보조기 착용, 재활치료 등으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인대가 50% 이상 끊어졌다면 ‘십자인대 재건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은 관절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십자인대손상은 평소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 불안정성을 보완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 전 허벅지와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부위를 스트레칭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부상은 잠시 ‘아차’하는 순간 벌어지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긴 시간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십자인대 등 무릎 부상이 의심될 경우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