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혁신성장을 체감할 선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신산업·신기술에 대한 규제 혁신이 필수”라며 규제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딘지 공허하다. 기업이 주도하는 신산업·신기술이 정부 규제에 막혀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선도사업의 하나로 제시한 드론산업이 단적인 예다. 우정사업본부는 그제 전남 고흥에서 4㎞ 떨어진 득량도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편물을 드론으로 실제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집배원이 2시간 걸려서 할 일을 10분 만에 처리한 것이다. ‘드론택배 시대’가 곧 열릴 것만 같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내 택배 물동량의 70%가 몰려 있는 수도권은 대부분 드론 비행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제도적 한계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일괄적인 규제 해제로 지역별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의 규제프리존특별법에 제동이 걸린 것도 마찬가지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원격진료를 가능케 하는 의료법,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등도 수년째 잠만 자고 있다. 일자리 창출 여력이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 각종 규제에 막혀 있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혁신이 가능하겠는가.
노동개혁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사측의 SUV 코나 증산에 맞서 쇠사슬까지 동원해 생산라인 가동을 막으려 했고,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불법시위로 퇴근길 마포대교 왕복차로를 마비시키기도 했다. 거대 노조가 기업생산 활동을 가로막고 국민에 불편을 끼치는 적폐세력이라는 지적이 괜한 말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연달아 노동시장 개혁을 권고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혁신성장이 성공하려면 기업이 새로운 산업 분야에 뛰어들도록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로는 규제개혁을 외치면서 수많은 규제로 기업을 옥죄려 해서도 안 된다. 노조의 기득권을 깨고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등 그릇된 노동시장 관행을 깨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규제혁파와 노동개혁 없는 혁신성장은 공염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