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30일(월) 15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중견·중소기업들의 알짜 자회사들이 잇따라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모회사의 자금 조달과 더불어 자회사 상장에 따른 기업 가치 및 주가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양패키징·스튜디오드래곤 다음달중 상장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 중인 자회사들은 △삼양패키징 △스튜디오드래곤 △산청 △유니맥스정보시스템 △에스퓨얼셀 △크리스패션 등이다.
먼저 삼양패키징은 식품·화학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삼양사의 자회사로 2014년 삼양사의 용기·재활용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삼양패키징은 2015년 아셉시스글로벌을 합병해 국내 페트(PET) 용기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고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무균충전음료생산(Asepti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양패키징은 다음달 말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제작사로 CJ E&M의 자회사다. ‘미생’, ‘시그널’, ‘푸른 바다의 전설’, ‘도깨비’ 등이 대표 작품이다. 탤런트 전지현씨의 소속사 문화창고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9000억원대로 다음 달중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산청과 유니맥스시스템은 개인안전장비와 국방·항공용 컴퓨터 전문 개발을 담당하는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다. 산청은 한글과컴퓨터가 최근 2650억원에 인수했고 2019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니맥스정보시스템은 국방·항공 무기체계에 특화된 컴퓨터와 보드를 개발해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고 있다. 유니맥스시스템은 유진에이씨피씨기업인수목적2호라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에스퓨얼셀은 에스에너지의 자회사로 연료전지 전문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1㎾급 가정용 연료전지 스택·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연로전지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크리스패션은 골프웨어 ‘핑(PING)’으로 잘 알려졌고 모회사인 필링크가 올해 3월 1700억원에 인수했다. 크리스패션은 핑 이외에도 △고커(GOKER) △마스터바니 에디션(MASTER BUNNY EDITION) △팬텀(FANTOM) 등 6개의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올해 매출액 3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모회사 자산가치 상승 기대…“무리한 기업가치 올리기는 주의”
이처럼 알짜 자회사들의 상장 행진이 줄을 잇는 이유는 자회사가 상장을 하게 되면 모회사의 자산 가치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가 상장하면 시장에서 거래 가격이 형성돼 상장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지분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자회사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사업과 공장 신설 등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비상장일때보다 보유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기 쉽다는 점도 모회사들의 자회사 상장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 일례로 지난달 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선익시스템의 모회사인 동아엘텍은 1000억원 이상의 평가 차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 증시까지 훈풍이 불면서 자회사 상장에 대한 모회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다만 자회사의 상장을 위해 기업 가치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투자 전 기업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