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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아지면서 미끼상품인 특가 항공권을 샀다가 낭패를 겪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만을 내새운 LCC 들이 수하물 수수료와 발권 수수료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는 정상·할인·특가 등 항공권 종류에 따라 수하물 유·무료를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가격 비교 사이트 등을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우 이를 소비자들이 파악하기가 어렵다.
현재 특가항공권에 수하물 비용을 별도로 받는 곳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다. 이스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에게는 사전 구매할 경우 1만원을 내면 통상적인 무료 위탁 수하물 기준인 15kg까지 짐을 부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앞선 사례의 김씨처럼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입하면 수하물 비용을 사전에 지불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별도의 수하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항공권인지 인지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다. 항공권 구입 후 국내 모든 LCC의 수하물 규정이 깨알같이 적힌 유의사항이 팝업으로 잠깐 뜰 뿐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할인항공권과 특가항공권의 차이를 알기도 어렵다.
제주항공은 국내선의 경우 정상·할인·특가 항공권 모두에 15kg까지 짐을 무료로 부칠 수 있지만 1년에 2번 판매하는 ‘찜 항공권’에는 무료 수하물 서비스가 없다. 국제선은 정규 항공권은 20kg 이내, 할인은 15kg까지 수하물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지만 특가운임에는 역시 별도의 비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을 간다면 15kg 까지 4만원(편도 기준)의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 이 엮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구매해야만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수하물 유료화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1년도 안돼 수하물 규정을 바꿨다. 지난달 11일부터 개당 23㎏까지 적용했던 무료 위탁 수하물 규정을 1개당 15㎏으로 34.7% 하향 조정한 뒤 15㎏을 넘어서는 위탁 수하물에 대해선 최대 8만원으로 책정된 추가 요금을 내도록 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11월부터 괌과 사이판 노선을 제외한 국제선의 모든 특가항공권에 무료 위탁 수하물을 없애고 유료화 한다.
반면 대형항공사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구분없이 20kg까지 무료 위탁 수하물이 가능하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도 특가항공권을 구분하지 않고 무료 수하물을 제공하고 있다.
발권수수료도 항공권 구매할 때 총 비용으로 따져봐야 한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국제선 항공권을 전화로 예약하면 5000원을, 공항 카운터에서 예약하면 1만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지난 2015년 도입한 발권수수료는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도 이미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LCC 관계자는 “LCC가 대형항공사에 비해 저가 운임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수하물 유료화나 발권수수료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LCC가 저가 운임을 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 기준으로 평일이나 비선호 시간대에 저가 항공권은 많이 있는 반면 수요가 많은 시간대와 주말 항공권은 대형항공사나 LCC나 별 차이가 없다”고 귀뜸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김포-제주 구간의 성수기 주말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형항공사가 저비용 항공사보다 최대 17.7% 비쌌지만 대형항공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위탁 수하물, 사전 좌석지정서비스 등을 LCC에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수수료가 많아져 LCC 비용이 대형항공사보다 1.4∼9.5%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차이가 없어진 것은 올해 초 LCC 들이 국내선 가격을 일제히 3~5% 인상한 영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