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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자녀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가족은 주로 동물원이나 수족관을 찾는다. 이럴 땐 대부분 동물들을 구경하는 자녀를 중심으로 인물사진을 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동물들이야말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매력적인 피사체 중 하나다. 특히 카메라를 들고 동물을 향해 집중하고 있노라면 마치 아프리카 생태 촬영가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생태 촬영가 못지 않게 근사한 동물사진을 찍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운영하는 ‘니콘스쿨’에서 ‘뒷프리카’라는 강의로 다양한 생태 촬영 노하우를 소개하는 류종성 사진작가를 통해 야생의 느낌을 살리는 촬영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동물사진을 찍으려면 동물들이 있는 장소를 찾아 무엇을 담을지를 선택해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찍고자 하는 동물의 성격이나 습성에 대해서 미리 공부를 하면 더 좋다. 피사체를 선택한 후에는 카메라를 준비하고 촬영을 위한 세팅에 들어간다. 참고로 카메라는 동물들의 빠른 움직임을 고려해 셔터스피드 1/500초, 조리개 F2.8~4, ISO는 자동으로 설정한다. 예비 메모리는 만일을 대비해 교체가 용이하도록 가방에서 꺼내 별도 주머니에 보관해둔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진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주제는 동물의 하품이 될 수도 있고, 카메라 렌즈와의 아이콘택트를 통해 동물과의 교감을 표현할 수도 있다. 가급적 피사체를 생생하게 담을 수 있는 주제를 생각해두면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고, 나만의 개성을 담은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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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안정 창살을 피해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최대한 창살에 근접해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이 때 피사체 역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안전망과 최소 2미터(m) 이상 떨어져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창살이 함께 보여 아프리카의 야생 분위기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멀리 있는 피사체를 눈 앞에서 찍은 느낌을 줘야 하므로 렌즈는 밝은 조리개의 망원 렌즈가 유리하다.
유리관 안에 있는 동물을 촬영할 때에는 유리에 비치는 반영이나 빛의 굴절 등을 고려해야 한다.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렌즈를 유리에 최대한 밀착시켜 유리의 반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만약 렌즈에 일반 플라스틱 렌즈 후드를 장착했다면 렌즈가 유리에 제대로 밀착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빼고 촬영해야 해야 한다.
만약 고무 후드를 활용하면 유리관과의 밀착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고무 후드는 동물사진 찍을 때 외에도 이동하는 차량 안이나 고층의 전망대에서 촬영하는 야경사진 등과 같이 유리 너머의 피사체를 깨끗하고 선명하게 담을 때 유용하다.
또 유리관 안에 있는 동물을 담을 때는 촬영 후 어느 정도 보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두꺼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촬영하는 만큼 유리의 빛 굴절로 인해 색온도가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흐린 날은 초점이 잘 맞지 않으므로 가급적 맑은 날을 선택해 촬영하고, 빛의 굴절로 밝게 촬영된 경우에는 노출을 -1 스텝으로 낮춰 촬영하거나 보정 시 콘트라스트를 높여주면 사진이 훨씬 선명해진다.
처음부터 동물사진을 근사하게 찍기란 쉽지 않다. 동물들의 움직임은 예측 불가능해 원하는 만큼 포즈를 취하거나 표정을 짓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가지 촬영 기술을 바탕으로 인내심과 동물과 교감하면 누구든지 아프리카 못지 않은 멋진 야생 동물 사진을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