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구글은 지난해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 Archive)에서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에 혁신(Innovation) 부문 그랑프리를 수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알파고 같은 AI에 기반을 둔 디지털 광고는 기업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으며 미디어가 (인터넷 같은) 다른 산업보다 기업 문제 해결을 더 잘 해내느냐가 성공을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방송이나 신문 같은 전통적 미디어의 광고는 줄어들지만 인터넷·모바일 광고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동시에 저널리즘으로 기능해온 언론사들이 구글처럼 디지털 광고나 콘텐츠를 활용한 기업 문제 해결에만 집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폐해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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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미디어 비즈니스의 미래’ 세미나에서 김태원 구글코리아 상무는 “사람이 시간을 쓰는 게 콘텐츠인데 누가 더 재밌는 데 시간을 쓰게 할 지가 중요하다”면서 “기업은 자신이 처한 문제 해결을 위해 돈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전 세계 디지털 광고의 90% 정도를 차지한다”며 “예전에는 기업 마케팅팀이 주로 광고에 투자했지만 이젠 영업팀도 투자한다. 중요한 것은 광고예산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기업에 미디어가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라고 부연했다.
김태원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예전 방식으로는 시장의 기대치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면서 “(구글은) 디지털 광고의 정교함을 기술과 데이터로 뒷받침해서 기업이 원하는 소비자가 누군지 알게 됐다”고강조했다.
기업들은 구글의 빅데이터와 AI를 통해 컨슈머를 플래닝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플래닝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김 상무는 유튜브에서 진행한 광고 캠페인 예를 들면서 “유튜브에서 광고를 중간에 스킵하지 않고 끝까지 본 사람의 쿠키를 모아서 분석했더니 뷰티나 캐주얼 게임, 팻 러버 같은 관심을 알게 됐고 이를 광고상품에 반영하니 매출이 21%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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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나온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는 “얼마전 에릭슨 발표 자료를 보면 전통적인 유통기업들은 몰락하고 앞으로 아마존,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5개 회사에서 모든 물건을 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신문이 포털을 못 이겼고 유니버셜뮤직이 아이튠스나 스포티파이를 못 이겼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신문에선 편집국장의 아젠다 셋팅 역할이 중요한데 구글이 검색이나 댓글 데이터를 분석해 에디팅하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며 “속보는 트위터 같은 SNS에서 의제 설정은 빅데이터가 대체했을 때 저널리즘에서 도대체 신문이나 방송이 할 수 있는 본질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정적 답은 미디어 회사가 좋은 스토리 구조, 창의성, 신뢰성 같은 자산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한다”고 부연했다.
누구나 자기 목소리로 생방송을 할 수 있는 라디오 앱 ‘스푼’을 개발한 마이쿤 최혁재 대표는 “국내 광고 시장 규모를 보면 지상파TV의 광고매출은 3년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만 광고주는 그대로다. 유튜브나 네이버, 카카오 등이 다 가져간 것”이라며 “20대 이하에선 TV를 거의 안 본다. 미디어 콘텐츠 소비 채널이 모바일로 넘어온 지 오래다. 그런데도 기존 미디어들은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