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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친박계의 핵심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의 탈당 여부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연말 취임하자마자 이들 두 사람을 인적 청산의 표적으로 지목해 스스로 탈당하라고 압박했다.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온갖 감정적인 언사를 주고받으며 불신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당 안팎에서 ‘제2의 분당’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새어 나오는 이유다.
서 의원이 ‘국회의장 밀약’, ‘위장 탈당’ 의혹 등을 폭로하며 역공을 시도했으나 대세는 이미 기울어진 분위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어제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이 비상상황에서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일부 사람들이 아직도 기득권에 연연하거나 당원들의 염원을 알지 못하고 결단하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두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정갑윤·홍문종 의원을 비롯한 친박 중진 일부와 당 지도부 20여명이 인 위원장에게 거취를 위임했다. 초선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들도 인적 청산론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의 이전투구 다툼을 놓고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쇼’가 아니냐며 설왕설래하지만 나라가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집권당을 국민이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다. 더구나 제20대 국회 최다선(8선)에 당대표까지 지낸 서 의원이 지난 4·13 총선 참패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도 ‘나 몰라라’ 한다면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차제에 서청원·최경환 의원뿐만 아니라 친박의 핵심인 ‘진박(眞朴)’들도 모두 제 발로 걸어 나가는 것이 옳다. 쫓겨날 때까지 버틸 수는 있겠지만 기다리는 건 공멸뿐이다. 국민들이 기대를 저버린 집권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