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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지난해 말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아파트 겉모습을 오피스빌딩 외관처럼 유리로 마감하는 커튼월 룩(curtain wall look·외관상 커튼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반 창호를 설치하는 것) 설계를 앞세워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 GS건설은 내년 강남지역에 분양을 앞둔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와 방배동 방배3구역, 잠원동 신반포6차 아파트에 커튼월 룩 설계를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일반 택지지구와 비교해 평면 구성에 제약이 있는 재건축 단지의 특성상 아파트 입면 디자인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랜드마크 단지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커튼월 룩 시공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잿빛 성냥갑 이미지가 떠오르던 아파트 단지가 다양한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한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좁은 공간을 넓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평면 경쟁에 이어 지역 내 랜드마크로 손꼽힐 수 있는 아파트 입면 디자인이 또 하나의 차별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개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수요자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새로운 입면 디자인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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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열기가 뜨거운 서울 강남권과 부산 주택시장에서는 커튼월 룩 설계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아파트 외장재가 가진 단조로움을 벗어나 조망권 확보와 고급스러움까지 더해져 단지 전체 가치를 끌어 올린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대치동 타워팰리스와 이촌동 첼리투스,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 커튼월 룩 설계가 적용된 아파트가 지역 대표 아파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창호 개방의 제약이나 빛 유입 등 커튼월 설계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아파트의 창호 설치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외벽에 유리를 붙인 새 커튼월 방식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서울 강남구 아크로힐스 논현(옛 경복아파트)과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옛 신반포1차 아파트)에 이어 최근 수주한 서초구 신반포7차 재건축 단지에 새 커튼월 룩 설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커튼월 룩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좋아 커튼월 룩 시공을 우선 검토하고 협의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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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도심에 자연을 접목한 입면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에 산을 모티브로 한 ‘마운틴’ 디자인 개발을 마치고 내년 분양 예정인 ‘서초 우성1차’ 아파트에 적용하기로 했다. 산이 떠오르는 사선 형태의 ‘마운틴’ 디자인에 사선 형태의 ‘픽셀’ 모양으로 포인트를 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도로 폭 기준으로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는 ‘사선제한’ 제도 규정에 특화된 디자인을 고안하다가 도심에 자연을 녹인 ‘그린 이미지네이션’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아파트 입면 디자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미 디자인 선정을 마친 기존 재건축 단지들도 외관 디자인 재검토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옆 단지 아파트 입면 디자인이 더 낫다는 소문이 돌면 조합 내부에서 기존에 결정된 입면 디자인을 새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며 “디자인 전면 재검토에 나설 경우 단지 규모별로 수 십억원을 웃도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J공인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아파트 외관 디자인에서 우위를 점하면 아파트값 상승세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