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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쩐하오츠.”(정말 맛있다)
지난 15일 오후 5시경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6번 출구와 이어진 명동 중앙로에는 유커(중국인관광객)들이 가득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한 노점들은 대부분 먹거리가 위주. 유커에게도 익숙한 떡볶이나 어묵, 감자튀김 외에도 ‘바나나튀김’ ‘치즈가리비’ ‘씨앗계란빵’ 등 이색 먹거리가 즐비했다. 중앙로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유커들은 먹거리여행에 흠뻑 빠진 듯했다.
◇유커, 깃발부대 지고 배낭족 뜬다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의 여행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깃발부대’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고 소규모 개별여행객이 늘면서 대한민국 관광 1번지 명동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관광버스를 타고 정해진 코스만 다니는 단체관광객과는 달리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개별 여행객들은 숨은 관광명소를 스스로 찾아다니거나 먹거리 탐색에 여념이 없다.
중국 산둥성에서 온 저우렁(24)은 “한국은 중국과 가까워 1년에 한두번씩은 온다”면서 “예전에는 명품 위주로 쇼핑 했지만 지금은 좀더 실용적이고 값싼 제품 위주로 쇼핑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에도 익숙해져 일반 여행코스가 아닌 한국 젊은이에게 인기 있는 장소와 문화를 찾으며 여행한다”라고 덧붙였다.
명동 상인들도 달라지고 있다. 저마다 매장 밖에 나와 중국어로 손님 끌기에 분주했던 상인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아이디어로 유커의 시선을 잡아 끌고 있다. 명동에서 노점을 하는 한 상인은 “아무래도 시대가 바뀌니까 노점도 다양해졌다”며 “명동거리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것을 맛보고 싶어하는 관광객이 많아 간편한 포장서비스를 고안 중”이라고 전했다.
◇메르스 사태에도 지난해 600만명 다녀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유커는 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4년 614만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 특히 지난해 5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창궐 이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162만명의 방한 외래객이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대조적인 결과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개별여행객의 성장세가 크다는 것. 개별여행이나 에어텔(항공권과 숙박만 묶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중국인 자유여행객은 2011년 43.4%에서 2013년 57.1%로 늘어났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자유여행객이 차지한 비중이 70%까지 증가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관광공사는 메르스 사태 이후 ‘방한 시장회복 100일 작전’ ‘K스마일 캠페인’ 등 적극적인 ‘방한 관광시장 회복정책’이 효과를 거둔 덕으로 분석하고 있다. 옥종기 한국관광공사 홍보실장은 “올해 들어 유커의 방한 붐이 예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중국의 ‘2016 한국관광의 해’로 중국 현지에서 방한 관광을 더욱 붐업시켜 중국인관광객을 800만명까지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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