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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2016년 병신년이 밝았다. ‘붉은 원숭이해’가 뜻하는 대로 올해 미술계는 붉은 기운을 받아 열정적이고 활기찬 전시가 많이 열린다. 우선 비디오아트를 선도하며 누구보다 정열적인 삶을 살았던 백남준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가 다채롭게 열린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의 현실을 가열차게 고민했던 민중미술을 재평가하는 전시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한국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열었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도 풍성하다. 이외에도 이중섭과 유영국 등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탄생 100주년 전을 비롯해 아시아 최고의 비엔날레로 성장한 광주비엔날레도 올해 열린다.
△타계 10주기 백남준 ‘본격적인 재평가’
비디오아트를 통해 새로운 현대미술의 장르를 개척한 백남준(1932~2006)이 타계 10주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재조명된다. 시작은 갤러리현대가 ‘백남준, 서울에서’(28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로 연다. 1990년 여름 친구이자 예술적 동지였던 독일 작가 요제프 보이스를 추모하며 백남준이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펼친 진혼굿 퍼포먼스 ‘늑대 걸음으로’를 회상하는 오브제와 자료를 최초로 공개한다. 또 백남준아트센터는 특별전 ‘손에 손잡고’(29일부터 7월 3일까지 경기 용인시)를 준비했다. 20세기에 활동한 백남준과 최근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간의 교집합을 찾아보는 자리로 꾸민다.
이외에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은 백남준 10주기를 맞아 국내외 미술관이 소장한 백남준 소장품을 모아 페스티벌 형식으로 여는 추모전을 상반기 중에 열 예정이다. 간송미술관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고미술과 디지털시대의 사상과 문화를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융합한 ‘NJP 링크 프로젝트’를 하반기에 준비하고 있다.
△다시 보는 ‘민중미술’ 주류로 나선다
올해는 민중미술이 다시 부상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가나아트센터가 포문을 연다.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2: 시대의 고뇌를 넘어, 다시 현장으로’(2월 3일부터 3월 20일까지 종로구 평창동) 전으로 민중미술을 다시 조명할 계획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함께 기획한 전시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특수한 한국의 시대 상황 속에 등장한 민중미술 대표작가들의 회화·설치 등 100여점을 내놓는다.
학고재갤러리는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로 꼽히는 주재환(3월 종로구 소격동),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작가인 신학철(9월)의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도 오는 4월부터 가나아트컬렉션 기증작품 상설전시장을 개설하고 2001년 가나아트센터로부터 기증받은 민중미술 작품 200여점 가운데 일부를 연중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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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유영석 탄생 100주년… 3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과천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전관과 야외를 포함한 ‘과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을 연중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우선 상반기에 과천관 공간을 창조한 ‘김태수’ 전을 열어 작품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과천관을 재조명한다. 2월부터 연말까지는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로 ‘김봉태’(회화), ‘이숙자’(한국화), ‘최현칠’(공예), ‘김형대’(판화) 전을 차례로 연다.
덕수궁관에서는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3명의 작가를 초대하는 ‘백년의 신화: 한국 근대거장 탄생 100주년’ 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변월룡’ ‘이중섭’ 전을 열고 하반기에는 ‘유영국’ 전을 연달아 펼친다.
또 서울관은 4월부터 7월까지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형예술가 질 바비에 개인전을 연다. 질 바비에는 미디어시대에 도래한 소비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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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균·이왈종…국내 중견 작가 전시도 ‘풍성’
‘감 작가’ 오치균이 작업세계 30년을 대표작 ‘뉴욕시리즈’로 구성한 ‘오치균 개인전’을 오는 3월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연다. 또 같은 곳에서 참여미술작가 민정기도 개인전(10월)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념미술을 다루는 우순옥과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은 하반기에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예정했다. ‘제주도의 화가’ 이왈종의 대규모 개인전도 오는 3월 갤러리현대에서 연다. ‘보이지 않는 추상공간’을 탐구해 온 이강욱이 7년만의 귀국 전을 종로구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의 신년 전시로 펼치고,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은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천경자 타계 1주기에 맞춘 추모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중국 차세대 대표 작가 류 웨이는 3월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을 열고,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올라푸르 엘리아손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오는 10월부터 내년 초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11회째를 맞는 광주비엔날레도 미술계의 올해 큰 행사다.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6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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