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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시대 피카소' 루벤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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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15.12.15 06:16:00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초상화·성화·신화 소재 작품 등
''자유분방한 기법'' 17세기 최고
첫딸 그린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
어린이 초상화 중 최고로 평가
딘 다이크 등 동시대 화가·궁중유물도...

피터르 파울 루벤스가 1616년 그린 ‘아기 에리크토니오스의 발견’. 그리스신화를 모티브 삼아 그렸다. 가로·세로 길이가 317.3×217.8㎝로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전에 전시한 루벤스의 작품 중 가장 크다(리히텐슈타인박물관 소장·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인이 좋아하는 동화 ‘플란다스의 개’에서 화가를 꿈꾸던 꼬마 주인공 네로가 간절히 보고 싶어 한 그림이 있었다. 바로 피터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작품이었다. 네로는 우유배달을 함께하던 애견 파트라슈와 추운 겨울 성당 안에 걸려 있던 루벤스의 대형 성화를 보며 눈을 감는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4월 10일까지 여는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은 20세기 초까지 유럽을 호령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핵심세력이었던 리히텐슈타인공국 내 리히텐슈타인박물관이 소장한 루벤스의 작품을 비롯해 바로크시대 명작 12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네로가 보고 싶어하던 루벤스의 작품 중 20여점을 국내서 한자리에 전시하긴 처음이다.

△17세기 유럽 최고의 화가 루벤스

‘화가들의 화가’로 불리는 루벤스는 현재 독일의 나사우지겐지방인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명문가 자제로 태어났다. 21세 때 고향인 안트베르펜의 화가 길드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는다. 화가로서 승승장구한 루벤스는 18세기 로제 드필의 ‘회화작품에 대한 평가표’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등을 제치고 라파엘로와 공동 1위로 선정될 만큼 17세기 유럽 회화사의 대표적인 화가로 자리매김한다. 루벤스가 당대의 화가들 가운데서도 자유자재로 회화기법을 활용했고 여기에 다양한 주제로 많은 작품을 창조해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세기 이후까지 ‘바로크시대의 피카소’로 불리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루벤스의 ‘죄악과 죽음에 승리한 그리스도’ ‘성 바울의 개종’ ‘애도’ ‘동정녀 마리아에 화관을 씌워주는 성 안나’ 등 성서의 내용을 담은 성화를 비롯해 ‘아기 에리크토니오스의 발견’ ‘다이애나의 사냥’ ‘태양 전차를 탄 아폴로’ 등 그리스·로마신화를 소재로 한 작품 등 그간 국내서 보기 어려웠던 2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은 루벤스가 첫딸인 클라라를 그린 작품으로 유럽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어린이 초상화로 꼽힌다.

피터르 파울 루벤스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리히텐슈타인박물관 소장·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플랑드르 화가 작품 대거 건너와

루벤스 외에도 같은 시기 활동했던 ‘플랑드르 화가’의 다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플랑드르는 남부 네덜란드 지역을 일컫는다. 한국에서는 플란다스라고도 불렀다. 초상화에서만큼은 루벤스를 뛰어넘는다고 평가받는 안토니 반 다이크의 ‘제노바 귀족의 초상’을 비롯해 아르코 요르단스의 ‘목자들의 경배’ ‘바다의 선물’ 등이 바다를 건너왔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이탈리아 바로크미술의 국제적인 흐름을 수용한 ‘플랑드르 바로크’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플랑드르 바로크와 성격이 달랐던 북부 네덜란드 화가들의 정물화·풍속화·초상화 등도 전시장 한쪽을 가득 채웠다.

피터르 브뤼헐 1세와 그의 아들인 피터르 브뤼헐 2세 등 네덜란드 회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브뤼헐 일가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작품을 모작한 브뤼헐 2세의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와 얀 브뤼헐 1세의 ‘토비아가 있는 풍경’, 얀 브뤼헐 2세의 ‘죽음의 승리’ 등 서양미술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피터르 브뤼헐 1세의 원작을 따라 피터르 브리헐 2세가 그린 ‘베들레헴의 인구조사’(리히텐슈타인박물관 소장·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리히텐슈타인박물관 소장 유럽 궁중유물도 눈길

회화 외에 리히텐슈타인박물관이 소장한 공예품도 감상할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박물관은 르네상스시대부터 근대 비어마이어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럽 궁정에서 쓰던 다양한 공예품을 수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1650년께 만든 캐비닛과 1720년께 제작한 서류보관함, 1780년께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변형가능한 사무용 책상, 19세기 초에 만든 원통형 덮개가 달린 여성용 책상 등 유럽 왕실에서 쓰던 화려하고 정교한 가구를 선보인다. 아울러 필리포 파로디의 ‘악덕의 알레고리’, 안드레아 만테나의 ‘성세바스찬’ 등 16세기와 17세기의 명품조각도 빛을 발한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루벤스와 당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궁정의 화려함과 세속적 욕망이 공존했던 한 시대상을 강렬히 느낄 수 있도록 전시를 꾸몄다”며 “회화뿐만 아니라 공예·조각을 통해서도 바로크시대의 특별한 예술세계를 비교·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 1만 3000원, 대학생·중고생 1만 1000원, 초등학생 8000원. 1688-9891.

피터르 파울 루벤스와 얀 라스 2세 공방 ‘릭토르를 보내는 데키우스무스’(리히텐슈타인박물관 소장·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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