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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티켓 잡아라]④이랜드, 프로가 뭉쳤다..年100만 모객 자신

최은영 기자I 2015.06.17 06:00:00

시장 나눠먹기 아닌 확대에 방점
세계 1위 듀프리-중국 1위 완다와 협업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 급감..더욱 절실해진 이랜드의 전략
관광에서 문화로..."서부권 한류허브로 키울 것"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7개 대기업이 뛰어든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전에서 이랜드그룹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유력한 후보’라기 보다는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로 더 많이 소개된다. 입지와 전력, 전략 등이 그 어떤 기업과도 비교 불가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으니 실력은 확인된 바 없다. 이러한 단점을 상쇄한 것은 외국기업과의 파트너십이다. 중국 최대 여행사 완다, 세계 최대 면세점 듀프리가 후원을 약속했다.

성공적인 실행 가능성에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 면세점 고객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요우커’라고 부르는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랜드는 입찰전에 나선 기업들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소비재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이랜드 면세점’을 둘러싼 여러 의문을 기대감으로 돌려놓고 있다.

◇서울면세점 심사 ‘3대 쟁점’ 모두 충족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서울 면세점의 주요 쟁점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최적 수요지론, 독과점방지론, 서울균형발전론이 이에 해당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 동대문 등은 수요지론에서 우세하지만 반면 관광버스 주차난 등 교통 혼잡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면세점 사업의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롯데와 호텔신라(008770)는 경영 능력에서는 단연 앞서지만 독과점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강남 무역센터점과 여의도 63빌딩을 각각 후보지로 정한 현대백화점(069960)한화(000880) 등은 강북 도심지 사대문 안에 쏠려 있는 관광객을 분산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최적 수요지론과 반대로 현재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관세청이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랜드 면세점은 이러한 쟁점에서 모두 절묘하게 비껴나 있다는 사실이다. 이랜드가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곳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늘고 있는 홍대 인근 서교자이갤러리 부지다. 즉 수요가 있는 곳이면서 교통문제에서 자유롭고, 서부권 유일 면세점으로 지역별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또 신규 사업자로 독과점 해소라는 명분을 충족한다는 점 등이 최종 평가에서 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영능력은 앞서 언급했듯 글로벌 회사들과 손을 잡으며 단점을 보완했다. 그중 듀프리는 2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세계 1위 면세기업(점유율 25%)이다. 듀프리는 이랜드가 면세점 특허권을 따낼 경우, 전문 인력을 파견해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면세점의 핵심 콘텐츠인 글로벌 명품과 화장품을 공급한다.

◇완다와 합작여행사 설립..VIP 고객 유치해 시장 확대

‘이랜드 면세점’은 기존에 형성된 시장 나눠 먹기가 아닌 확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여러 계획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완다여행사와의 협업이다.

완다여행사는 이랜드와 함께 한국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연간 100만명 이상의 중국 VIP 고객을 이랜드 면세점에 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합작 여행사를 설립하는데, 이는 면세점 유치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이달 중 회사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완다그룹 여행사는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그룹의 계열사로 중국 전역에 11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9개 지사를 추가 개설할 예정으로 그렇게 되면 운영하는 여행사는 20개로 늘어난다.

이랜드는 완다여행사와의 협업으로 “기존 저가 쇼핑 관광으로 인식되어온 한국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다시 끌어들임과 동시에 추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다그룹은 이랜드 면세점뿐 아니라 이랜드가 운영하는 한강유람선·호텔(켄싱턴 등)·스키장(베어스타운)·쇼핑(NC백화점·뉴코아 등)·음식(애슐리·자연별곡 등) 등 관광 콘텐츠를 높이 평가해 제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수요 확대. 이랜드의 이러한 전략은 최근 중동에서 날아든 메르스가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외국인, 특히 중국인이 한국방문을 줄줄이 취소하면서 면세점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이랜드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끌어올 수 있는 면세점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해진 셈이다.

노종호 이랜드면세점 대표는 “예정지를 홍대로 정한 것부터 전략 등 어떤 것도 기존 업체들과 나눠먹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입찰을 준비해왔다”라면서 “홍대는 한국 젊은이들의 놀이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역이면서 저녁이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홍대-이대-신촌’과 한강은 물론 K-컬처의 허브인 상암동, 김포공항이 있는 강서, 송도, 인천공항까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서부권 관광벨트, 더 나아가 문화벨트로 개발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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