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황혼의 배낭여행기를 다룬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이 연일 화제다. 금전적인 걱정과 건강상의 문제만 없다면 여행은 은퇴세대 누구나 떠올리는 욕구다. 하지만 마음만 앞서다 무리하게 여행을 강행하다 보면 제일 먼저 무릎에 적신호가 켜진다. 걷는 동작이 평상시보다 증가하면 무릎 안쪽 힘줄에 문제가 생기는 거위발건염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있거나 당뇨와 비만이 있는 노인에게 더 많이 발생하게 되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이 살아야 건강이 산다
무릎은 체중을 지탱하면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중요한 관절이다. 거위발은 허벅지 안쪽에서부터 내려와 경골이라는 무릎뼈에 부착되어 있는 3개의 힘줄을 말한다. 무릎을 굽히는 역할을 하고 모양이 마치 거위발의 물갈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갑작스런 동작으로 거위발건에 과도한 마찰이 발생하면서 염증이 발생되는 ‘거위발건염’이 유발될 수 있다. 거위발건염은 무릎을 굽히는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을 많이 사용하는 육상선수에게 흔하다. 일반인도 무리해서 계단을 오르거나 장거리 걷기 같은 운동을 하면 생길 수 있다.
김우 날개병원 원장은 “거위발 부위 안쪽에 있는 점액낭은 주변 구조물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는데, 과도한 동작이 반복되면 점액의 양이 늘어나고 염증이 발생한다”며 “거위발건염을 방치하면 반월상연골판을 자극해 퇴행성 관절염 증상이 더 빨리 찾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거위발건염은 근육이 긴장된 상태에서 과도한 동작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질환인 만큼 걷는 활동이 힘들어지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일정을 마치고 숙소나 휴식 장소에서는 스트레칭과 냉찜질로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릎 안쪽 부위 아래쪽을 손으로 눌렀을 때 통증을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도 있다. 만약 스트레칭과 냉찜질 이후에도 통증이 남아 있다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와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꽃보다 할배처럼 건강한 여행법
65세 이상 노인은 젊은 층에 비해 근력이 약하고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장시간 걷게 되는 여행 일정이라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 관절 손상을 예방해주는 게 필요하고, 평지를 걷더라도 등산용 스틱을 이용해 무릎에 전해지는 하중을 분산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시간 동안 차나 비행기로 이동 중이라면 틈틈이 기지개를 펴고 다리를 쭉 펴는 스트레칭이 좋다. 여행지에서 걷기 전후로 어깨, 무릎, 발목을 펴주는 스트레칭 동작을 충분히 해주고 여행 후에는 가벼운 마사지나 냉찜질로 긴장을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