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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면 상태였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분당지역뿐 아니라 서울 강남권에 있는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들도 안전진단 준비에 들어가면서 주택 매매시장도 기대감에 꿈틀대고 있다.
◇분당 한솔주공5단지 실거래가 한 달 새 2000만원 ↑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분당 한솔주공5단지는 지하 1층, 지상 15~25층에 1156가구(전용면적 42·52·75㎡)로 이뤄져 있다.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이 끝나면 지하 2층, 지상 15~25층에 총 1206가구(전용면적 59·67·85㎡)로 탈바꿈한다. 시공은 현대산업개발이 맡았다.
바로 뒤 이어 안전진단 시행을 준비 중인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는 현재 15~20층, 562가구에서 리모델링 후 18~22층, 646가구로 바뀐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다.
이들 두 단지는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솔주공5단지 전용면적 51㎡형의 경우 한 달 새 2000만원 올라 3억 6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매화1단지 아파트도 전용 60㎡형 시세가 지난달보다 1000만원 오른 3억 5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정자동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 개포동 대치2·대청아파트 “리모델링으로 가자”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강남권 아파트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물꼬를 트고 있다. 지난해 9·1대책 발표 때 재건축 연한이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되면서 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를 놓고 조합원들 간 논란도 있었지만 애초 추진했던 리모델링 사업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건축을 추진하더라도 최소 10년이 걸리는데다 공사비와 기부채납 등을 따졌을 때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이 더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의 경우 다음달 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개포동 대청아파트도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이달 말 본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쯤 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다. 반포동 미도아파트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집값도 상승하는 분위기다. 대치2단지 전용면적 49㎡형의 경우 한달 새 1000만~2000만원 올라 5억 3000만~5억 4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대청아파트 전용면적 51㎡형도 실거래가가 현재 약 5억 3000만원으로 최근 한 달 사이에 500만원 올랐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전되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사업 추진 아파트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정부가 사업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주민들이 좀 더 수월하게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