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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평균나이 76세.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옛날과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순재(79), 신구(78), 강부자(73) 등 연기파 노장들의 명품 연기를 볼 수 있는 연극 두 편이 나란히 관객을 찾아왔다. 11월 23일까지 서울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되는 연극 ‘황금연못’과 11월 2일까지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 무대에 오르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다. 두 작품 모두 ‘국민노장’이 출현해 눈시울을 자극하는 가족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다른 듯 닮았다.
△이순재·신구 관록 대결…연극 ‘황금연못’
‘황금연못’은 19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어니스트 톰슨의 출세작이다. 1979년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토니상을 수상한 뒤 영화로도 제작돼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는 1987년 이해랑(1916∼1989)의 연출로 초연됐다. 꿈 같은 청춘이 지나가고 어느새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낀 노만과 아내 에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고집쟁이 외동딸 첼시를 통해 삶의 철학과 가족의 사랑을 그렸다.
이번 공연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국민배우 이순재와 신구의 더블캐스팅이다. 오랜기간 방송을 함께 해온 두 사람이지만 같은 연극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각자의 개성과 해석을 담아 서로 다른 ‘노먼 세이어 주니어’ 박사를 연기한다. 은퇴한 대학교수로 고집이 세고 독설과 농담을 일삼는 역할이다. 이순재는 “지금까지 수천 수만명의 햄릿이 무대에 섰지만 같은 햄릿은 없었다”며 “신구 선생과 내가 표현하는 노먼도 차이가 있을거다”고 말했다. 신구 역시 “순재 형님과 똑같다면 굳이 출연할 필요가 없다”며 “형님은 형님대로 잘해낼거라 생각하고 나도 나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실제 나이와 비슷한 연배의 노먼 역을 맡아 많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순재가 자연스럽고 편안한 노먼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신구는 배역에 깊이 파고들어 진중한 내면을 드러낸다. 남편의 독설을 묵묵히 받아주며 지탱해주는 아내 에셀 역으로는 나문희와 성병숙이 번갈아 출연한다.
△강부자의 열연에 전미선 환상호흡…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관객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신 작품이다. 2012년 이후 2년 만의 앙코르 공연이다. 2009년 초연 당시 전국에 ‘엄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같은 해 국회대상 연극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첫 무대 이후 전국 순회 공연을 통해 누적 공연 횟수 600회 돌파, 누적 관객수 50만명을 기록하며 6년간 관객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출세한 딸이 불치병에 걸려 친정엄마가 혼자 살고 있는 시골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엄마와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2박3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세상의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사로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담아냈다. 초연부터 엄마와 딸로 6년간 호흡을 맞춰온 강부자와 전미선이 다시한번 전회 출연을 확정했다. 드라마 ‘금촌댁네 사람들’과 ‘행복을 만들어 드립니다’ 등으로 익숙한 고혜정 작가가 극본을 맡았고 연극 ‘나생문’ ‘심판’ 등을 작업했던 구태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서울 공연 개막을 시작으로 내년 5월까지 전국투어 일정을 이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