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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분양가 거품' 또 커지나

정수영 기자I 2014.02.04 07:37:04

매매시장 회복 조짐에 조합측 "이참에 분양가 올리자"
시공사와 조합, 분양가 줄다리기
"알짜 아파트 분양가 3.3㎡당 4000만원대 갈 수도"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선보일 재건축아파트 신규분양 물량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연초부터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간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하지만 지난해 3.3㎡당 4000만원 가까운 분양가에도 18.7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로 분양에 성공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한신1차 재건축아파트) 이후 분양가를 이참에 높게 책정해보자는 조합 측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어 고분양가가 재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3일 주택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공급이 예정된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10곳으로 총 6270가구다. 이 가운데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1658가구다. 총 공급 물량을 비교하면 지난해 3930가구, 2012년 1421가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선보인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자 분양 시기를 미뤄왔던 단지들이 올해 시장 문을 노크하면서 전체 공급 물량이 증가한 것이다.

◇재건축 분양가, 주변 시세보다 높아

올해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2차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 공급됐던 1차 단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조합 측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예상했던 분양가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남권 알짜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초중반대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 포문을 여는 재건축 아파트는 ‘역삼 자이’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6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내달 86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분양가는 3.3㎡당 3300만~35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삼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이 3000만원 선을 넘기느냐 마느냐를 놓고 갈등을 빚었지만, 최근 강남권 매매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조합 측 의견이 반영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역삼 자이 인근의 아파트 시세는 3.3㎡당 3200만~33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오는 3월 분양될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도 분양가 산정 문제를 놓고 최근 시공사와 조합이 협상에 들어갔다. 이 아파트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강동구 고덕동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3658가구 중 111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당초 관리처분 총회에서 결정된 분양가는 3.3㎡당 2050만원. 하지만 시공사 측은 2000만원을 넘기면 분양률을 장담할 수 없다며 1900만원 초·중반까지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재 고덕동 일대 아파트 시세는 1800만원 후반에서 1900만원 초반대다.

같은 3월에 분양 예정인 강남구 논현동 ‘논현 경복e편한세상’과 도곡동 ‘도곡 한라비발비’ 등도 분양가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한창 저울질을 하고 있다. 논현 경복e편한세상은 오는 12월 입주가 가능한 후분양 물량인데 조합원 분양가가 다소 높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양가 산정에 애를 먹고 있다. 재건축시장에서는 조합원 분담금이 2억원 가까이 되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분양가가 3.3㎡당 3500만원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센트레빌 등 인근 논현동 아파트들이 전용 84㎡ 기준 시세가 7억원대 초반으로 3.3㎡당은 2000만원대여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아크로리버파크 분양권 매물 쏟아져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들어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다면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외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된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현재 분양권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는 뜸하다. 반포동 S공인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에다 2차 분양 물량도 예정돼 있어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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