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바야흐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현대그룹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내년 5월부터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이용해 백두산 관광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현대그룹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백두산 시범 관광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핵문제 등으로 인해 기약없이 표류했었다.
이같은 상황이 반전의 계기를 맞은 것은 지난달 열린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시 특별수행원이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방북 직후 "내년부터 (백두산 관광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번 합의를 일찌감치 전망했다.
현재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연간 10만여명으로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통해 이들은 모두 흡수할 경우 사업성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합의에서 현대그룹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또 다음달부터 개성관광을 시작하기로 하고 실무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성관광도 북측이 지난 2005년 사업자를 현대아산에서 다른 업체로 바꿔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창하는 등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대북사업에 관한 한 현대그룹이 북측의 확실한 상대임을 공식 확인한 셈이 됐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은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해 짧게는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프로그램만 마련된다면 백두산 못지 않은 사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금강산 관광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지난달 금강산 관광객은 6만4447명으로 월간 최대 관광객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의 월간 최대 관광객 기록이었던 2005년 8월 4만3000명을 2만1000여명이나 넘어선 것이다.
현대아산은 이어 이달 예약 관광객 4만9000명을 포함해 올해 연간 관광객이 30만명을 돌파해 지난 2005년의 연간 관광객 최고기록인 30만1822명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현대그룹은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이번 합의문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금강산종합계발계획이나 금강산 비로봉 개방도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산종합개발계획은 오는 2025년까지 30억달러를 투자해 북한 고성군과 통천군, 금강군 등 모두 19억8348만㎡를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현대아산이 이 계획을 지난 6월 북측에 제시한 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실무협의를 거쳤으며 그동안 북측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내에는 북측의 답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금강산 정상인 비로봉 개방과 육로를 통한 총석정 접근 등도 금강산종합개발계획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포괄적인 해결이 있을 것으로 바라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정치, 군사적인 이유 때문에 비로봉과 총석정 개방을 미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18일이면 현대그룹이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지 9주년이 된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금강산과 백두산, 개성을 잇는 트라이앵글이 성큼 눈 앞에 다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