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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공기업·지주회사 현금배당 ''짭짤''

조선일보 기자I 2006.02.09 07:43:32

KT·SK텔레콤은 시가기준 4%넘어
기업 이익 줄어 전체 배당금은 감소

[조선일보 제공]


주총(株總)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장 기업들의 현금배당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20여개 기업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투자자)들에게 현금으로 나눠주겠다고 발표한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연말을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한 주당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따라서 최근에 공시되는 현금배당은 작년 12월 27일까지 해당 기업의 주식을 샀던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통신·공기업·지주회사, 배당률 높아=지난 7일까지 현금배당을 결정한 시가총액 상위 50위 내 기업들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높은 업체는 KT이다. 시가배당률은 1주당 배당금을 연말 종가로 나눈 값으로, 주식을 보유 중인 투자자가 실제 얻게 되는 배당수익률을 뜻한다. 작년에 배당금을 노리고 ‘배당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투자성적표이기도 하다.

KT는 주당 2000원(시가배당률·4.73%)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 8000원(4.3%), GS 1000원(4.06%), 한국가스공사 1280원(3.7%), KT&G 1700원(3.54%), SK 1850원(3.5%) 등의 기업들이 높은 배당률을 보였다.

시가배당률 상위 종목들 중에는 통신업종(KT, SK텔레콤), 공공 관련 기업(KT&G, 한국가스공사), 지주회사(GS, LG)가 주류를 이뤘다. 그리고 이런 성격의 기업들이 높은 배당률을 보이는 것은 거의 매년 비슷하게 반복되는 모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대체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은 기업들이 높은 배당성향을 갖는다”며 “따라서 주요 설비투자가 거의 완료된 통신·유틸리티 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이익금을 더 많이 돌려준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신생 기업들은 전년도 수익을 신규 사업에 재투자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치중한다”며 “하지만 공기업을 비롯해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선 기업들은 저성장을 추구하면서 수익의 많은 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고 말했다.

지주회사들의 경우 자회사들의 수익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데다, 기업의 오너인 대주주의 이익 확보를 위해 현금 배당비율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평가다.

◆기업 이익 감소로 전체 배당금 줄어=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의 2005회계연도 현금배당 총액(지난 2일 기준)은 5조5872억원으로 전년의 6조3016억원보다 11.34%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현금배당액은 8341억원으로 2004년 1조5638억원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회사 자체조사 결과) 2004년 기업들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71%, 34% 늘어난 반면, 작년에는 4.4% 소폭 증가하거나 마이너스 4.4%를 기록했다”며 “작년에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 떨어지면서 수출 기업의 이익이 줄어든 것도 현금 배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체 현금배당액은 물론, 시가배당률이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것은 작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현금배당액은 그 해의 수익뿐 아니라 과거의 이익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들마다 매년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작년에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배당률이 자연스럽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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