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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이트진로는 2017년 4월 국내 최초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선보여 출시 6년 9개월여 만인 올해 1월 누적 판매량 20억캔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최근 3개년 간 필라이트의 가정시장 매출은 2021년 2391억원, 2022년 2394억원, 지난해 2399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숨은 효자’ 제품인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맥주 시장의 양대 산맥인 오비맥주 ‘카스(지난해 매출 1조5172억원)’, 하이트진로 ‘테라(4697억원)’에 이은 맥주 가정시장 3위의 기록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일본 맥주 ‘아사히(1977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발포주 소비가 활발한 일본에선 이를 ‘불황형 맥주’로 부른다는 점에서 현재 국내 시장의 환경이 발포주 새 라인업 출시의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발포주는 맥아 비율이 10% 미만인 기타주류로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원가는 낮다. 여기에 세율 또한 맥주(72%)보다 낮은 30%로 편의점 기준 가격대가 통상 3000원대인 맥주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가정시장에 필라이트의 업소용 케그(생맥주용 용기)도 지난 3월 출시했다. 이번 발포주 라인업 확장은 발포주 사업 자체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에 대부분의 주류 가격도 많이 올라가면서 주류업계와 밀착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소비자들을 유인할 저렴한 주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적절한 제품이 바로 발포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라이트 브랜드는 다소 노후해진 측면이 있으며 다양한 플레이버(맛)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는데 단가는 낮추고 플레이버를 다양하게 갖춘다면 최근 다소 높은 가격대에도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캔 하이볼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는 국내 최대 종합주류회사라는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진로골드’를 출시하며 소주 라인업을 확대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말 ‘일품진로 오크25’를 선보이며 증류식 소주 구색도 넓혔다. 지난해 전략 맥주 ‘켈리’를 선보인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께 ‘테라’의 저칼로리 버전 ‘테라 라이트’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으나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제품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발포주 계열의 기타주류도 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