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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유통업계에선 알리 중심의 역직구 시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그간 무서운 속도로 국내 소비자들과 판매자들을 흡수해왔던 알리가 플랫폼 종속을 통해 국내 중소 제조업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현재도 국내 제조 중소기업들은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로 인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 납품하는 의류, 신발, 잡화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서울 도봉구에서 신발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대표는 “우리가 제조하는 구두만 해도 4만~5만원대인데 중국 알리를 통해 들어오는 제품들은 1만~2만원대”라며 “이 분야 제조 중소기업들은 이대로라면 적어질 수밖에 없고 현재도 업계 전반에 타격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알리 중심의 역직구가 확대된다면 시장 전반의 ‘알리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알리의 역직구 지원이 당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론 선택지가 없어지며 알리에 종속될 가능성이 우려돼서다.
실제 현재 많은 국내 제조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알리의 역직구 사업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알리 쏠림이 심해지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도 알리에 따른 시장 영향 등에 대해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가 국내 기업 대상으로 역직구까지 강화하게 되면 결국 우리 시장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는 셈”이라며 “중소 제조업체들을 위해서라도 국내 플랫폼들은 한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고 이에 맞춰 정부의 역할도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