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틸렌값은 t당 85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납사 가격이 전월 대비 9% 오르면서 68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석유화학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마진)는 손익분기점(BEP)인 30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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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62억달러로 전년(543억달러)보다 14.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수출액(1~11월)이 8억42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억213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올해도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24년 업황 전망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생산량은 0.6%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기보수 종료로 생산량이 늘어나도, 축적된 재고와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성장성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생산설비 가동률을 80% 이하로 낮추거나 정기보수 기간을 연장하면서 과잉 공급에 대응해왔다.
문제는 공급 확대와 원가부담으로 인해 공장을 가동할 수록 적자 구조가 지속할 수 있단 전망이다. 2024년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2억3000만t으로, 수요를 약 4000만t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홍해의 지정학 리스크 확대와 중동산 원유 가격 급등으로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원가부담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정기보수 종료로 공급역량이 늘어나겠으나 수출단가가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석유화학 업체들의 생존 전략은 범용 제품 사업들은 정리하고 2차전지 소재,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바이오 등 친환경 신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옥석이 가려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공격적인 사업 전환을 위한 재무적 능력을 갖춘 곳과 아닌 곳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했다.